“눈앞에서 실종돼”…‘네팔 눈사태’에 고립됐던 韓부부, 영상 공개

국민일보

“눈앞에서 실종돼”…‘네팔 눈사태’에 고립됐던 韓부부, 영상 공개

입력 2020-01-20 16:25 수정 2020-01-20 17:18
연합뉴스

한국인 교사 4명이 실종된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눈사태 당시 영상이 공개됐다.

유튜버 ‘다람쥐 부부’는 19일 ‘실제 상황, 히말라야 등반 중 눈사태로 눈앞에서 한국인 4명 실종’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해당 유튜브 채널은 실제 부부가 운영하는 것으로, 이들은 세계 여행 중에 촬영한 영상을 편집해 올린다.

영상은 갑자기 ‘눈 폭풍’이 몰아치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누군가 “오지마! 오지마! 위험해!”라고 소리쳤고, 몸을 가누기 힘든 듯 비틀대는 여성의 모습도 포착됐다. “앉아! 앉아!” “살려주세요. 빨리 건너” 등 다급한 음성도 나왔다. 이후 거센 눈보라 때문에 화면이 일순간 흐려졌다.

뒤이어 커다란 바위틈으로 몸을 피하는 부부의 모습이 보였다. 이들은 잠시 피신한 뒤 다시 이동하려 했지만, 앞서가던 등산객 무리가 되돌아오는 것을 보고 혼란스러워했다.

이들 부부는 사고를 당한 충남교육청 교사 등 20여명과 데우랄리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냈다고 한다. 다음 날 기상 상황이 악화하자 급히 하산을 결정했는데, 내려오기 시작한 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눈사태를 만났다.

부부는 결국 눈사태 때문에 길이 막혀 숙소로 다시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다음 날 네팔 당국이 띄운 헬기에 의해 구조됐다.

부부는 영상 댓글을 통해 “너무 무서웠다. 아직도 꿈인 것 같다” “실종된 분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기원한다” “우리도 촬영한다고 늦게 가지 않았다면 (눈사태에 휩쓸렸을 것)” 등 심경을 전하고 있다.

이번 눈사태는 17일(현지시간) 오전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레킹 코스인 데우랄리 지역(해발 3230m)에서 발생했다. 당시 이 지점에 있던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과 현지인 가이드 2명이 실종됐다. 트레킹에 나선 교사는 총 9명이었으나, 나머지 5명은 신속히 몸을 피해 구조됐다.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작업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눈사태와 기상 악화 탓에 19일 오후 잠시 중단되기도 했으나, 20일 오전 8시부터 재개됐다. 현지 주민을 중심으로 도보 수색이 시작됐고, 네팔군 구조인력도 추가로 투입됐다.

네팔군 구조 인력을 태운 헬기는 안나푸르나 산 인근 포카라 공항에서 출발, 사고지점으로 향했다가 착륙지점의 눈이 제대로 다져지지 않아 한 차례 회항했다. 이후 착륙지점을 정비해 다시 출발했으며, 현지 경찰과 우리 외교부 신속대응팀 등도 동승했다.

이와 별도로 유명 산악인인 엄홍길 대장은 사고지점으로 드론을 띄워 수색을 도울 예정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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