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비닐봉지·노란색 물품 발견…생존 가능성 배제 못해”

국민일보

“빨간 비닐봉지·노란색 물품 발견…생존 가능성 배제 못해”

네팔 현지 책임자 “실종자 매몰 추정 지점 2곳 확보”

입력 2020-01-21 00:41
18일 오전 안나푸르나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3720m) 인근에서 고립된 한국인과 중국인 트레커들이 헬리콥터로 구조되고 있다. 연합뉴스=월간 사람과산 네팔지사 제공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눈사태로 실종된 한국인 교사 4명에 대한 수색 작업을 지휘하는 현지 책임자가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사고 현장에서 실종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빨간색 비닐봉지와 노란색 물품을 발견했다고도 전했다.

네팔 간다키 프라데시주(州) 카스키 군(district)의 D.B. 카르키 경찰서장은 20일 오후 안나푸르나 인근 포카라에 마련된 한국 현장지휘본부에서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카스키 군은 이번 눈사태가 발생한 데우랄리 지역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카르키 서장은 구조 지원 상황의 총 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다.

네팔 안나푸르나 눈사태 실종자 구조 총 책임자인 현지 카스키군의 D.B. 카르키 경찰서장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안나푸르나 인근 포카라에 마련된 한국 현장지휘본부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탐지 장비를 동원해 현장을 수색한 결과 두 곳에서 신호가 감지돼 빨간색 표지를 남겼다”며 “이 탐지기는 실종자 몸의 장비를 감지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산악인 엄홍길 대장도 “19일 오후 사고 현장에서 구조대 헬리콥터가 금속 탐지 장비를 활용해 수색 작업을 하던 도중 신호가 감지됐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카르키 서장은 “실종자의 생존 여부는 두고 봐야겠지만 살아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며 “생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눈사태로 인해 협곡 아래에 쌓인 눈이 녹으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카르키 서장은 “눈사태가 일어났을 때 계곡의 한 방향에는 눈이 많이 쌓였고, 다른 한쪽은 적게 쌓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 포함 실종자 7명 가운데 6명은 눈이 많이 쌓인 쪽에 있고 나머지 한 명은 적은 곳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구조당국은 6명이 매몰된 것으로 보이는 지점에 수색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카르키 서장은 “전문가와 현지 주민은 눈이 적게 쌓인 쪽의 경우 1∼2주면 녹아 실종자가 발견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면서도 “6명이 갇힌 것으로 여겨지는 쪽은 눈이 녹는 데에 햇볕이 매일 잘 들 경우 한 달 또는 한 달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갑작스레 (날씨가) 변덕을 부리면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눈 녹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산사태를 만나 실종된 한국인 교사 4명에 대한 수색 작업이 5일째를 맞았다. 사진은 20일 오전 헬기에서 바라본 사고 현장 모습. 연합뉴스=엄홍길 휴먼 재단 제공

그는 21일부터 날씨가 안 좋아진다는 예보가 들어왔다며 “지금도 사고 난 지역이 안전하지 않으며 계속해서 눈사태가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한 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엔 눈이 적게 쌓이긴 했어도 협곡에 눈이 쌓인 상황이라 실종자를 쉽게 꺼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고 현장에서 실종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류품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카르키 서장은 “19일 수색 도중 수색팀이 현장에서 40m 떨어진 곳에서 빨간색 비닐봉지를 발견했고, 이보다 가까운 지역에서는 노란색으로 보이는 물품도 봤다”고 말했다.

안나푸르나서 실종된 한국인 수색을 위해 20일(현지시간) 구조팀이 사고지점 인근에 도착했다. 구조팀은 금속탐지기를 이용해 실종자를 탐지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네팔구조당국 제공.

그는 여러 정부 기관이 구조 작업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독려하고 있다며 “구조가 시급하다는 점을 네팔 정부도 잘 알고 있다. 네팔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좋은 날씨가 이어진다면 현장에 주민 등 많은 인력을 동원할 것”이라며 “경찰은 공항에서 대기 중이며 군인 및 기술 인력도 준비됐고 무장 경찰 투입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은 지난 17일 오전 안나푸르나 데우랄리(해발 3230m)에서 하산하던 중 네팔인 가이드 2명과 함께 눈사태에 휩쓸려 실종됐다. 다른 그룹 소속 네팔인 가이드 1명도 함께 실종된 상태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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