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확진 60명, 사망 2명 또 늘어… ‘사스’급 전염병 우려

국민일보

‘우한 폐렴’ 확진 60명, 사망 2명 또 늘어… ‘사스’급 전염병 우려

의료진도 무더기 감염 ‘사람간 전염’ 확인…중국 정부 뒤늦게 통제 강화

입력 2020-01-21 17:35 수정 2020-01-21 17:42
마스크를 쓴 베이징 시민들. 베이징에서도 우한 폐렴 환자가 5명 발생했다.AP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을 치료하던 의료진이 대거 폐렴에 걸리면서 우한 폐렴이 사람 간 전염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폐렴의 진원지인 우한에서는 또 하루 사이에 확진 환자가 60명 증가했고, 사망자도 2명이 늘었다.

우한 폐렴은 수도 베이징과 광둥성, 상하이까지 번진 데 이어 동북 지역인 랴오닝성 다롄에서도 확진 환자가 발생하는 등 중국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태국 일본 한국에 이어 호주에서도 의심환자가 발생했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20일 하루동안 우한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60명 늘어나 감염자는 총 258명으로 증가했다고 21일 밝혔다.

신규 발생한 60명은 남성 33명, 여성 27명이며 연령대는 15~88세로 나타났다. 또 우한 폐렴에 감염된 리모(66)씨와 인모(48·여)가 사망해 총 사망자 수는 모두 6명으로 늘었다.

우한시 보건 당국은 우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258명 가운데 25명이 완치돼 퇴원했다고 밝혔다. 현재 227명이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51명은 중증이고, 12명은 위중한 상태다. 이들 환자와 밀접히 접촉한 사람은 988명이며 이 가운데 249명은 계속 관찰하고 있다.

또 랴오닝성 다롄에서도 확진 환자가 1명 나오면서 동북지역도 우한 폐렴에 노출됐다. 다롄 위생건강위원회는 우한에서 직장을 다니는 33세 남성이 지난 12일 고열 증상으로 우한의 한 병원을 찾았다가 17일 다롄으로 이동해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상하이 보건당국도 우한을 방문한 35세 남성이 확진 환자로 추가됐다고 발표했다. 광시좡족 자치구에서도 의심 환자 1명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까지 중국 전역의 환자 수는 우한 258명 외에 광둥성 14명, 베이징 5명, 상하이 2명, 다롄 1명 등 모두 280명에 달한다. 이밖에 쓰촨성, 윈난성, 산둥성, 저장성 등에서도 의심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호주에서도 최근 우한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 남성이 폐렴 의심 증세를 보여 격리조치됐다고 호주 국영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이 남성은 호주 북동부 브리즈번 자택에 격리된 채 치료받고 있으며 우한 폐렴에 감염됐는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우한 폐렴이 2002년 말 중국 남부 지역에서 발병해 37개국에서 8000여 명을 감염시키고 774명의 사망자를 냈던 사스 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우한에서 15명의 의료진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또 다른 1명은 의심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16명의 의료진은 모두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1명은 위중한 상태이고 나머지 15명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당국은 전했다.

중국 국가보건위원회의 고위급 전문가팀장이자 중국공정원 원사인 중난산은 전날 밤 중국 관영 CC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염되는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중난산 원사는 광둥성에서 발생한 환자 가운데 2명은 우한에 간 적이 없고, 가족이 우한에 갔다 온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말했다. 또 우한 폐렴에 걸린 의료진 14명이 환자 1명으로부터 감염됐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중국 보건당국은 앞서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만 밝혀왔었다.

중 원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우한 화난수산시장의 야생동물로부터 인간으로 전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화난수산시장에서는 해산물뿐아니라 야생동물도 도축해서 팔아왔다. 중 원사는 2003년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낸 사스 규모를 밝히는 데 기여한 호흡기 전문가다.
우한 폐렴에 대해 설명하는 중난산 원사.

중 원사는 “이번 춘제(春節·설) 연휴에 감염자 수가 증가할 것”이라며 “슈퍼 감염자가 출현하지 못하도록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한 폐렴이 전국으로 확산되자 중국 정부와 기업들은 우한의 인구이동을 차단하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톈진항공은 다음 달 29일까지의 우한행 항공편에 대해 전액 환불해주기로 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携程)도 오는 31일까지 춘제 연휴 기간에 예약된 우한 지역 호텔과 관광지 입장권, 차량 이용 서비스의 예약을 수수료 없이 환불할 수 있도록 했다. 우한시는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올해 춘제 문화 행사를 취소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법정 전염병 을(乙)류에 포함하고 최고 단계인 갑(甲)류 전염병에 준해 예방·통제 조치를 한다고 밝혔다.

국가 위생건강위원회 고위급 전문가팀은 “현재 상황에서는 우한에 될 수 있으면 가지 말아야 하고, 또 우한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가능하면 외부로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전날 “단호하게 병의 확산 추세를 억제하라”며 “인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고 긴급 지시를 내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200명을 넘어서자 국제적인 비상사태에 해당하는지 결정하기 위해 오는 22일 긴급 위원회를 소집했다고 전날 밝혔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