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공개한 ‘성전환’ 변희수 하사…“최전방에 남고파” 눈물

국민일보

얼굴 공개한 ‘성전환’ 변희수 하사…“최전방에 남고파” 눈물

복무 계속하고 싶다는 의지 밝혀…“기회를 달라”

입력 2020-01-22 16:49 수정 2020-01-22 17:37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강제 전역 판정을 받은 변희수 부사관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군의 강제 전역 조치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눈물을 흘리며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휴가 중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전역 판정을 받은 하사가 22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복무를 계속 이어가고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름과 얼굴을 모두 공개하며 취재진 앞에 선 그는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변희수 하사는 이날 “어릴 때부터 군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말한 뒤 입대 후 성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며 괴로웠던 심경을 토로했다. 이후 심리상담을 통해 소속부대에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기로 했다면서 “막상 밝히고 보니 마음은 후련했었다. 소속부대도 저의 결정을 지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속 대대에서 성전환 수술을 위한 여행도 허가해줬다”며 “(성전환 후에도) 업무를 성실히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계속 복무할 수 있다면 남군 경험이 있는 유일한 여군이 될 것”이라며 “이런 경험을 군에서 살려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강제 전역 판정을 받은 변희수 부사관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며 군의 강제 전역 조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또 “군이 트렌스젠더 군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음을 알고 있지만 제가 사랑하는 군은 인권을 존중하는 군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다. 저는 인권친화적으로 변모하고 있는 군에서 저를 포함한 모든 성소수자 군인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 속에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변 하사는 입장문을 발표하는 내내 눈물을 참는 듯 울먹였다. 그는 “수술 후 ‘계속 복무를 하겠냐’는 군단장님의 질문에 저는 ‘최전방에 남아 나라를 지키는 군인으로 계속 남고 싶다’고 답했다”며 “성별 정체성을 떠나,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회를 달라. 저는 대한민국 군인이다”라고 호소한 뒤 회견을 마무리했다.

육군은 이날 변 하사에 대한 전역심사위원회를 개최한 끝에 “군 인사법 등 관계 법령상의 기준에 따라 ‘계속 복무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전역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변 하사가 남성 성기가 없다는 이유로 군에서 쫓겨나게 됐다. 참담하다”면서 행정소송 등 추가 대응 의지를 전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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