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머리 ‘싹둑’ 자른 소녀 본 엄마 반응… “기적같다”

국민일보

돌연 머리 ‘싹둑’ 자른 소녀 본 엄마 반응… “기적같다”

입력 2020-01-23 07:48

유튜버를 흉내내며 몰래 머리카락을 자른 에바 마리. 그 때 엄마가 방에 들이닥쳤다. 아이는 혼날까봐 겁을 먹었지만, 엄마는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떤 사연일까.

데일리메일은 20일(현지시간) 소녀 에바 마리(5)의 사연을 전했다. 지난해 10월, 에바는 유튜버 놀이를 하며 카메라 앞에 앉아 “오늘은 머리카락을 잘라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아이는 들떠 있었다. 함박웃음을 짓고는 홀로 가위를 들고 머리를 싹둑 잘랐다. 이 장면이 재미있는듯 아이는 내내 입을 가리며 웃었다. 그러더니 “비밀을 지켜달라”며 해맑게 웃었다. 아이는 결국 신나게 머리카락 절반가량을 잘라냈다. 고개를 움직이며 머리카락을 찰랑 찰랑 흔들어보이기도 했다.

갑자기 아이의 표정이 굳어졌고 슬금슬금 카메라에서 벗어났다. 방 안으로 엄마가 들어온 것이다. 소녀는 놀라 방구석으로 피신했고 엄마는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발견했다. 엄마는 “이게 무슨 일이야. 에바 오, 안 돼”라고 외쳤다. 화가 난 걸까.

이튿 날 엄마의 SNS에 에바의 영상이 올라왔다. 아이가 머리카락을 자르는 모습이었다. 엄마는 “모든 아이는 엄마가 방심한 틈에 일을 저지르는 것 같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엄마가 털어놓은 말은 뜻밖이었다. 아이가 머리를 자른 행동 자체가 기적이라고 했다. 에바는 2살이던 2015년 3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화학 치료를 하지 않는다면 평균 수명은 6개월을 넘지 않을 거라고 했다. 작은 몸으로 견디기엔 힘든 과정. 그래도 해보기로 했다. 아이는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독한 약물을 취해야 했고, 몸의 모든 털은 이를 이기지 못하고 툭툭 떨어졌다. 머리카락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에바는 늘 밝았다. 엄마는 “고작 2살짜리 아이가 병마와 싸울 준비가 돼 있었다”며 “힘들었을텐데 한 번도 불평한 적 없다”고 전했다.

아이에게 머리카락이 생긴 건 2017년이다. 감사하게도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을 수 있었고, 마침내 지난해 여름 완치 판정을 받았다. 아이가 긴 머리카락을 갖게 된 건 아주 최근의 일인 셈이다. 엄마는 “머리카락을 자른 것을 보고 놀라긴 했다”며 “하지만 건강을 되찾은 딸이 병상에 있을 때 의젓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제 나이에 맞게 사고를 치는 모습을 보니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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