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도 사우디 ‘베이조스 해킹’ 조사촉구… 카슈끄지 암살도 연관?

국민일보

유엔도 사우디 ‘베이조스 해킹’ 조사촉구… 카슈끄지 암살도 연관?

입력 2020-01-23 16:24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휴대전화 해킹에 연루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유엔이 사법당국에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유엔은 이번 해킹이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 사건과도 연관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가디언, 로이터·AFP 통신 등은 22일(현지시간) 유엔 특별보고관 아녜스 칼라마르드와 데이비드 케이는 공동성명에서 “베이조스와 다른 사람들의 휴대전화를 해킹한 혐의에 대해 미국 및 관계 당국의 즉각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가 확보한 정보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베이조스 감시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며 “워싱턴포스트(WP)의 사우디 관련 보도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세계 최고 부자인 베이조스는 WP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앞서 가디언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휴대전화에서 발송된 ‘왓츠앱’ 메시지에 악성 파일이 있었으며, 이 파일을 통해 베이조스의 휴대전화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해킹은 자말 카슈끄지의 살인 사건과 연관됐다는 의혹도 나온다.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터키주재 사우디 대사관에서 ‘토막살해’된 채 발견된 사우디 출신 언론인이다. 그는 2017년 9월 언론 탄압을 피해 사우디를 빠져나온 뒤 WP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빈 살만 왕세자에 비판적인 글을 수차례 기고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빈 살만 왕세자 측이 카슈끄지의 비판에 제동을 걸기 위해 WP 소유주인 베이조스의 휴대전화를 해킹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베이조스의 휴대전화가 해킹된 것은 카슈끄지가 살해되기 5개월 전이다. 가디언은 칼라마르 특별보고관이 “카슈끄지가 살해된 ‘몇 가지 단서들’을 추적하고 있다”면서도 베이조스와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베이조스는 이날 특별보고관의 성명 직후 트위터에 지난해 10월 이스탄불에서 열린 카슈끄지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사진과 ‘자말’(#Jamal) 해시태그를 함께 올려 빈 살만 왕세자 측을 에둘러 비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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