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비서관이 한 말…“그 서류, 합격 도움되면 참 좋겠습니다”

국민일보

최강욱 비서관이 한 말…“그 서류, 합격 도움되면 참 좋겠습니다”

입력 2020-01-23 18:35

“그 서류로… 합격하는 데 도움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2017년 10월쯤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이런 취지로 말하며 정 교수 아들의 인턴활동 증명서를 전달했다고 한다. 최 비서관이 당시 일하던 법무법인에서 정 교수 아들이 인턴 활동을 잘 수행했다는 내용의 서류였다. 최 비서관이 정 교수에게 건넨 말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가 22일 최 비서관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며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 적혔다.

최 비서관이 발급해준 증명서에는 정 교수 아들의 이름과 함께 “2017년 1월 10일부터 같은해 10월 11일 현재까지 매주 2회 총 16시간 동안 변호사 업무 및 기타 법조 직역에 관하여 배우고 이해하는 시간을 갖고, 문서정리 및 영문 번역 등 업무를 보조하는 인턴으로서의 역할과 책무를 훌륭하게 수행하였음을 확인한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이는 허위 발급된 서류였다는 게 검찰의 수사 결론이다.

증명서에 적힌 말은 최 비서관이 애초 정 교수 측으로부터 이메일로 넘겨받은 확인서에 적힌 문구일 뿐이었고, 사실은 정 교수 아들이 문서정리와 영문 번역 등 업무를 보조한 사실이 없었다. 최 비서관은 허위 내용이 기재된 확인서 파일을 넘겨받아 출력한 뒤 말미에 있는 ‘지도변호사 최강욱’이라는 문구 옆에 자신의 인장을 날인했다. 이처럼 허위 발급된 서류는 정 교수 아들의 여러 대학원 입시 과정에 활용됐다. 검찰은 결국 이 서류가 각 대학 입학 담당자들의 업무를 방해하는 데 쓰였다고 본다.

최 비서관은 정 교수의 배우자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대학 선후배로 가까운 사이였다고 검찰은 공소장에 적었다. 최 비서관이 대학원을 다닐 때에는 조 전 장관이 지도교수를 맡기도 했다. 최 비서관은 정 교수의 상속분쟁 소송을 대리한 이력도 있다. 조 전 장관 내외는 2017년 10월 아들의 대학원 지원을 앞두고 아들이 다양한 인턴활동을 한 것처럼 대학원 입학 원서를 쓰고 싶었고, 이 때문에 최 비서관에게 허위 인턴활동 확인서를 발급토록 부탁하기로 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최 비서관은 지난달부터 검찰의 출석 요구를 받았지만 불응했다. 그는 “신분이 참고인이고, 서면조사로 충분하다”며 청와대를 통해 검찰 수사를 “전형적인 조작 수사, 비열한 언론 플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를 통해 최 비서관의 입장이 계속 흘러나오는 데 대해 “하실 말씀이 많으시면 출석해 진술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최 비서관의 ‘참고인 신분’ 주장에 대해서도 검찰은 “출석 요구서가 참고인용이 아닌 피의자용이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 선임 권리 등을 명시한 ‘미란다 원칙’이 들어 있고, 죄명이 기재돼 있으며, 정당한 사유 없이 나오지 않으면 체포될 수도 있다는 내용까지 기재된 것이었다는 반박이었다. 최 비서관은 재판에 넘겨진 뒤 “윤석열 검찰총장과 관련 수사진을 고발할 것”이라고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

허경구 구자창 기자 nine@kmib.co.kr

많이 본 기사

포토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