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韓日 여성들 연대 시위했었다”

국민일보

“일제강점기 韓日 여성들 연대 시위했었다”

입력 2020-01-24 09:47
한·일 여성들의 연대 시위의 기록(왼쪽)/일본 양심작가 '마쓰다 도키코'. 연합

일제강점기인 1932년 7월 일본 도쿄의 한 거리에서 일본인과 조선인 여성들이 아이를 등에 업고 연대 시위행진을 벌였다는 기록이 확인됐다.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는 일본의 양심 작가 마쓰다 도키코가 1974년 7월 29일 신문 나카하타에 ‘데모 행진’이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회고문을 해독했다고 24일 밝혔다.

마쓰다 도키코는 일본제국주의 시대의 조선인을 일본인과 동등한 시점에서 묘사하고 동아시아 서민연대를 강조한 작자다. 1938년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의 가치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에세이를 썼던 인물이다.

그는 이 회고문 앞에 ‘이 계절의 무더운 염천(炎天) 속에 떠오르는 엄마들과 애들의 데모가 있다’고 썼다. 회고문에 따르면 그해 늦은 여름 일본 도쿄 고토구 인근에서 실업과 빈곤에 지친 일본 여성과 재일 조선인 여성, 어린 자녀들이 “자본가가 돈을 벌기 위해 가격 인상을 노리고 바다에 버리려는 쌀이 있다면 우리에게 무상으로 먹게 해달라”라고 소리쳤다. 이들은 경찰대와 격돌하기도 했다. 마쓰다 도키코는 ‘반전 데모’라 칭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당시 일본은 경제 불황에다 흉작이 겹쳐 쌀값이 올랐다. 노동자와 조선인 등 빈민층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며 “경찰 탄압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연대한 사례가 발굴됐다. 지배와 비지배로 나뉘던 식민지기에 일본에서 조선인·일본인 여성들, 노동자들이 연대한 귀한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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