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4번째 확진자의 5일, 공항도 병원도 못 알아봤다

국민일보

‘우한 폐렴’ 4번째 확진자의 5일, 공항도 병원도 못 알아봤다

입력 2020-01-27 15:38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네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에 우한 폐렴과 관련해 면회 제한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의 국내 네 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 55세 한국인 남성 A씨로, 격리되기까지 5일의 시간이 소요됐는데 앞서 거쳤던 공항 검역과 국내 의료기관 진료조차 사태를 조기 차단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질병관리본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A씨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방문한 뒤 지난 20일 입국했다. 당시에는 기침이나 열 등이 없어 공항 검역망에서 걸러지지 않았다. 그는 다음날인 21일 감기 증세로 국내 의료기관을 찾아가 진료를 받았다.

A씨에게 증상이 나타난 건 지난 25일이다. 38도에 달하는 고열과 근육통이 발생해 의료기관에 내원했다. 이후 보건소 신고를 통해 능동감시가 진행됐다. 이튿날 폐렴 진단을 받고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됐고 같은날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격리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했다.

A씨가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5일이다. 일각에서는 A씨의 이동 과정에서 심평원의 의약품안전사용 서비스(DUR)가 정상 작동했거나, A씨가 우한 방문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면 더 빠른 조처가 내려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세 번째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발생한 26일 서울역에서 마스크를 쓴 외국인 관광객들이 열차 시간표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평원은 질본의 입국자 명단을 활용해 지난 10일부터 DUR을 실시하고 있다. 감염증 발생지역 입국자 및 확진자의 접촉자일 경우 14일 동안 알림창을 통해 관련 정보를 전체 요양기관에 제공하는 식이다.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중국 방문자는 어느 병원을 가든지 ‘감염지역 방문 환자’라는 정보가 알림창으로 뜬다. 이후 관련 내용이 파악되면 접수·진료 단계에서 우한 폐렴 의심 환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시스템은 정상 작동하지 않았고, A씨는 고열과 근육통으로 의료기관에 재방문하고 나서야 보건당국의 감시를 받았다.

일선 의료기관을 통한 2차 방어선에 구멍이 생기자 심평원은 모든 요양기관에 주의를 당부했다. 심평원은 DUR로 실시간 제공되는 ‘감염병 관련 국가 해외 여행력 정보제공 전용 프로그램(ITS)’을 설치하고 정상적으로 운영되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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