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속임 간판, 야생동물 메뉴판… 우한 시장서 ‘신종코로나’ 대거 나왔다

국민일보

눈속임 간판, 야생동물 메뉴판… 우한 시장서 ‘신종코로나’ 대거 나왔다

입력 2020-01-27 17:42 수정 2020-01-27 17:55
우한 폐렴이 시작된 곳으로 지목된 우한(武漢)시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의 한 야생 동물 가게의 차림표. 연합뉴스, 웨이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의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의 화난(華南) 수산물도매시장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대거 검출됐다는 현지 보건 당국의 공식 발표가 나왔다.

27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질병통제센터가 지난 1일부터 진행한 역학 조사 결과 585개의 조사 표본 중 33개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나왔다. 바이러스 검출 표본 33개 중 21개는 화난시장 내 가게에서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양성 표본 중 42.4%에 해당하는 14개가 야생동물을 거래하는 가게와 그 주변에서 확보됐다.

화난시장은 남북으로 뻗은 대로를 사이에 두고 서쪽과 동쪽 구역으로 나뉘는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양성 반응 표본은 대부분이 서쪽 구역에서 나왔다. 이곳은 야생동물 거래를 하는 가게가 다수 위치한 자리다.

지난 21일 오후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의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 앞에 경찰 통제선이 쳐져 있는 가운데 한 상인이 당국의 허가를 받아 자신의 가게에 잠시 들어가 놓고 나온 물건을 챙기고 있다. 연합뉴스

화난시장은 ‘수산물도매시장’이라는 눈속임 간판을 내걸고 운영 중이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여러 식용 야생동물을 대량 사육하고 도살한 뒤 불법 판매해 왔다. 오소리, 여우, 산 흰코사향고양이, 악어, 대나무쥐, 기러기, 뱀, 코알라 등 판매하는 야생동물 종류도 셀 수 없을 정도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 초기에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은 주로 이곳 상인이나 고객이었다. 화난시장이 인구 1000만명이 밀집한 우한 도심 한복판에 있고 주변에 대단지 아파트와 학교, 한커우(漢口)역이 있어 바이러스 확산도 빨랐다.

지난 21일 오후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의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 입구에서 흰 방역복을 입은 중국 보건 당국 관계자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신화통신은 “이번 조사 결과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가 화난시장에서 팔리던 야생동물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 보건 당국은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보이는 야생동물을 특정하지는 못했다. 해당 바이러스가 박쥐에게서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와 가장 유사하다는 전문가 분석만 나온 상태다. 박쥐에게 기생하던 코로나바이러스가 비위생적인 화난시장에서 다른 야생동물을 중간 숙주로 삼아 변이됐고, 이후 인간에게까지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002~2003년 대유행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역시 박쥐의 바이러스가 변종을 일으키면서 사향고양이로 옮겨졌고 이것이 사람에게 전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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