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너도 검사냐” 하자…임은정 “직 걸고 하는 일”

국민일보

진중권 “너도 검사냐” 하자…임은정 “직 걸고 하는 일”

“영전 오해 말아달라 … 가던 길 가겠다” 검찰비판 의지 드러내

입력 2020-01-29 09:29
임은정 당시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가 2018년 11월 22일 검찰 내 성폭력 수사무마 의혹과 관련해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임은정 울산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행위에 대한 논평을 요청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에게 “어느 정도까지 알면 판단하고 말할 것인가에 대해 각자의 기준과 처지가 다르다”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

임 부장검사는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찰 관련 말과 행동은 징계 취소소송까지 각오하고 하는 것이다. 제게는 직을 건 행위다. 검찰 외부인이 직을 걸지 않고 검찰을 논평하는 것과 처지와 입장이 다르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 부장검사는 진 전 교수에게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말을 아껴야 하는 내부자이기도 하고, 검찰 내부에서 하기 어려운 검찰 비판이라는 제 소명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수사팀 관계자와 조직 옹호론자 등 진 교수님과 입장을 같이 하는 검찰 간부들이 너무도 많이 포진해 있는 중앙지검 수사나 인사에 대해 공부하고 탐문하여 논평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럴 여력도 없다”고 적었다.

임 부장검사는 또 “어느 정도까지 알면 판단하고 말할 것인가에 대해 각자의 기준과 처지가 다르다”라고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019년 11월 11일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14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연합뉴스

대신 임 부장검사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한 검찰을 비판했다. 그는 “법률가이자 실무자로서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 당일 피의자 조사 없는 사문서위조 기소 감행을 검찰의 인사개입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검찰이 주장하는 수사 결과가 아니라 재판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관계를 토대로 추후 평가하겠다”고 적었다.

“공소시효 만료 때문에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기소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는 “일부 언론과 국민을 속일 수는 있어도 실무자인 저까지 납득시키기엔 너무도 볼품없는 핑계다”라며 “그 건에 대해서만 과감하게 기소하였을까. 기소가 그리 과감하면 수사는 얼마나 거칠까 우려가 적지 않다”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단행한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임 부장검사는 검찰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을 것을 예고했다. 그는 “사실상 영원히 이어지는 조직인 검찰이 가장 큰 거악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금까지처럼 검찰 한 우물만 팔 각오다”라며 “법무부와 검찰 간의 균열로 제 뒷배가 갑자기 몹시 든든해 보이고, 이로 인해 제가 영전을 위해 이러는 것처럼 말하는 검찰 동료들도 있고, 검찰 밖 일부 차가운 시선도 있지만 각자 서 있는 위치에서 제 뒷배경이 달리 보이는 건, 제 탓은 아닐 것이다”라고 적었다.

임 부장검사는 최근 부장검사급인 감찰1과장 공모에 응했다가 탈락한 사실을 밝히며 “감찰중단사례들을 고발해온 제가 공모에 응하지 않는다면 비겁하다고 생각했다”며 “영전을 바라고 이러는 것으로 오해를 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혹 오해하신 분들이 계신다면 오해를 풀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검찰답지 못하고, 검사가 검사답지 못하여 서로가 서로에게 ‘네가 검사냐?’를 묻는 서글픈 시절이다”라며 “저는 대한민국 검사다. 그 이름,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 휴머니스트 사옥에서 열린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진 전 교수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금 유재수 비리 덮어주려 했던 잡것들을, 범죄 피의자인 이광철과 최강욱, 그들의 꼭두각시 추미애가 아예 조사도, 기소도 못 하게 하고 있다”며 “그런데 당신의 입질은 엉뚱한 데를 향한다. 그건 영전하는 정당한 방식이 아니다. 이 사안에 대해서도 발언해달라. 심재철, 이성윤. 검사들이 저래도 되나? 그리고 내가 당신에게도 묻는다. ‘너도 검사야?’”라고 비판했다.

심 부장은 지난 18일 조문 자리에서 벌어진 이른바 ‘상갓집 항명’으로 구설에 올랐다. 양석조 당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은 심 부장에게 “조국 전 장관이 왜 무혐의냐. 당신이 검사냐”라고 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 25일 검찰사무 보고 과정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뛰어넘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이른바 ‘윤석열 패싱’ 논란에 휩싸였다. 진 전 교수는 두 인물을 싸잡아 비판하며 임 부장검사에게 비판 논평을 요청했다.

박준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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