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세번째 확진자, 왜 돌아다녔나 비난 여론에 잠도 못 자”

국민일보

“국내 세번째 확진자, 왜 돌아다녔나 비난 여론에 잠도 못 자”

댓글 비판에 스트레스 극심

입력 2020-01-29 14:15

중국 우한시에서 귀국한 뒤 서울과 경기 고양시 등을 돌아다니며 74명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국내 세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비난 여론 때문에 잠도 이루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시의 한 관계자는 29일 뉴시스에 “명지병원 국가지정 격리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A(54)씨가 지역 커뮤니티 등 SNS상에서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을 의식해 잠도 제대로 못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기침을 여전히 하고 있지만 열은 38도 수준으로 떨어져 증상이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한시에서 거주하다가 지난 20일 귀국한 A씨는 당시 별다른 증상이 없어 격리되거나 능동 감시 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22일부터 열감, 오한 등 몸살기를 느껴 해열제를 복용하며 증상이 다소 조절되는 듯했으나 25일 간헐적 기침과 가래 증상이 발생해 오전 9시 40분쯤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로 신고했다. 신고 당일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으로 격리 후 검사 결과 26일 확진으로 판명됐다.

A씨가 격리되기 전 동선을 살펴보면 22일 개인 렌터카를 이용해 오후 1시쯤 서울 강남구 소재 성형외과에 들렀으며, 인근 식당을 이용한 후 서울 강남구 소재 호텔에 투숙했다. 23일에는 점심 때 한강에 산책을 나가 한강변 편의점과 강남구 역삼동, 대치동 일대 음식점을 이용했다.

다음날인 24일에도 앞서 방문했던 강남구 소재 성형외과에 지인과 함께 방문했으며 오후에는 일산 소재 음식점과 카페 등을 이용했다. 저녁에는 일산 모친 자택에서 머물렀다. 25일 오전에는 일산 모친 자택에서 외출하지 않고 1339에 신고, 보건소 구급차를 통해 일산 소재 명지병원으로 이송돼 격리됐고 다음날 확진으로 판명됐다.

강남, 한강, 일산 등을 다녀간 A씨의 동선이 공개되면서 SNS 등에는 그를 비난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우한시에 거주를 하다 감기 증상이 있으면 당연히 신고부터 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해열제를 먹고도 돌아다닌 행위는 묻지마 범죄와 다를 바가 없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벌금을 내게 해야한다’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글을 작성했다.

자신을 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지자 A씨는 눈물을 보이기도 하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잠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A씨를 치료 중인 명지병원 박상준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은 A씨의 상태가 양호한 편이지만 환자가 뉴스와 댓글을 보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며 “잠을 제대로 못 자 수면제 처방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희수 인턴기자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