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교민 증상 있으면 전세기 못 탄다… 오락가락 정부

국민일보

우한 교민 증상 있으면 전세기 못 탄다… 오락가락 정부

오전엔 ‘유증상자도 데려온다’더니… 귀국 교민은 아산·진천 2곳에 격리 수용

입력 2020-01-29 16:35 수정 2020-01-29 17:53
29일 오전 인천공항 대한항공 정비창에서 정비사들이 항공기를 정비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발생한 중국 우한 교민의 송환과 관련 무증상자를 우선 이송하기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있는 교민은 30·31일 정부가 띄우는 전세기 4편에 탑승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유증상자도 함께 데려오겠다”고 밝혀 정부가 사태 대응에 갈팡질팡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사고수습본부의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중국 당국과 협의 결과 우한 교민 가운데 무증상자를 우선 이송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교민에 대한 안전한 이송을 준비해 왔지만 중국 당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현지의 검역 법령과 절차를 존중하기로 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의 전 세계 확산에 부담을 느끼는 중국이 자국의 법령을 내세워 증상이 있는 사람의 출국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고 정부도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김 차관은 “교민들이 거주하는 곳이 중국이므로 중국의 현 법령을 준수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해당 법령은 다른 나라 국민의 이송 과정에서도 적용돼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남게 되는 국민에 대해서는 현지 공관과 협의를 통해 최대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박능후 장관은 서울 중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6개 의약단체장 간담회에서 “유증상자는 따로 독립된 비행기에 태우거나 우리가 보내는 1층과 2층으로 구분되는 큰 비행기에서 층을 달리해 유증상자와 무증상자 간의 교차 감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태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에서 출발하기 전 실시하는 출국 검역에서 가려진 유증상자는 격리된 비행기를 태우고, 무증상자도 잠복기일 수 있어서 좌석을 이격시켜서 옆자리는 비우고 앞도 비워서 대각선으로 앉힌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3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전세기로 귀국하는 교민들을 격리할 장소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상황 및 우한 교민 이송 대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초 귀국자는 대형시설 한 곳에서 지낼 수 있도록 했지만 귀국 희망 국민 수가 처음 150여명 수준에서 700명 이상으로 증가해 1인 1실(별도 화장실 포함) 방역 원칙에 따라 방역통제가 가능한 시설을 2개로 늘렸다. 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귀국을 희망한 우한 교민은 720명이다.

귀국 교민은 공항에서 증상여부 검사 후 증상이 없는 경우 14일 동안 임시생활시설에서 생활하게 된다. 가급적 상호접촉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고 개인공간을 벗어날 경우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게 할 방침이다. 입소기간 동안 외부 출입 및 면회는 금지된다.

임시생활시설에는 의료진이 상시 배치된다. 이들은 하루 두 차례 발열검사와 문진표를 작성해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체온이 37.5도 이상이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곧바로 격리의료기관으로 이송해 확진 여부를 판정한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상황 및 우한 교민 이송 대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임시생활시설 2곳에 생활물품을 제공해 귀국 국민들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김 차관은 “귀국 희망 국민들의 불편과 감염 가능성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용시설을 결정했다”며 “각 시설의 수용능력, 인근지역 의료시설의 위치, 공항에서 시설 간의 이동거리, 지역안배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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