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자극하는 폴더블 ‘레이저(Razr)’…국내선 왜 보기 힘들까

국민일보

감성 자극하는 폴더블 ‘레이저(Razr)’…국내선 왜 보기 힘들까

입력 2020-02-03 17:00

모토로라의 폴더블 스마트폰 ‘레이저(Razr)’가 오는 6일 북미 시장에서 출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제품은 화면이 접히는 ‘폴더블’로 탈바꿈했지만 기존 제품의 디자인과 유사해 여전히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 이동통신 환경에서는 사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04년 출시한 모토로라 레이저는 글로벌 시장에서 1억3000만대가 팔리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제품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세련된 디자인과 강렬한 색감으로 젊은 사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번에 출시될 폴더블 제품은 과거 이동전화의 주류 형태였던 ‘폴더폰’ 디자인에 스마트폰 최신 트렌드인 접히는 디스플레이를 접목해 ‘감성’과 기술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추억의 폰’ 레이저의 정식 출시는 어려울 전망이다. 가장 큰 이유는 모토로라의 서비스망이 없다는 점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단말기가 고장 나면 소비자가 A/S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센터가 있어야 하지만 지금은 부재한 상황”이라며 “부품 수급과 전문 인력 확보 등을 위한 국내 총판 유통망을 다시 구축하려면 제반비용이 만만치 않아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모토로라는 2006년 시장점유율이 21.2%에 달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09년 이후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시장에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놓지 못한 모토로라의 점유율은 2014년 2.8%로 곤두박질쳤다. 결국 2013년 2월 한국 시장에서도 철수를 결정했다.

폴더블 신제품 레이저에는 과거 레이저폰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화면을 바꿀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씨넷 제공

신제품 레이저가 유심(USIM)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국내 출시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국내 사용자들은 소형 칩 형태의 유심을 넣어 기존 스마트폰의 연락처와 기기 정보를 옮기는데 익숙하다. 반면 레이저의 경우 내장형 식별 모듈인 이심(eSIM)만 지원한다. 국내 이통사들은 수익 감소 등을 이유로 이심 지원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현재는 일부 애플워치와 갤럭시워치 제품에서만 개통이 가능하다.

국내 이통시장이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릴 만큼 국내 제조사의 제품 라인업과 유통망이 탄탄하다는 점도 모토로라를 비롯한 해외 업체의 설 자리를 잃게 만드는 요인이다. 레이저와 유사한 클램셸(조개껍데기) 형태의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가칭)은 오는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갤럭시Z플립은 이르면 이달 중순 미국에서 먼저 출시될 것으로 보여 북미 시장에서 먼저 삼성전자와 모토로라의 폴더블폰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Z플립의 가격은 1400달러(약 167만원), 레이저는 1500달러(약 179만원)로 책정될 전망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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