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고심 끝에 MWC 불참키로…GSMA는 ‘개최 고수’

국민일보

LG전자, 고심 끝에 MWC 불참키로…GSMA는 ‘개최 고수’

입력 2020-02-05 16:10

LG전자가 고심 끝에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불참하기로 했다. 스마트폰 신제품 공개가 예정돼있음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에 따른 결정이었다. 업체들의 전시 규모 축소와 참가 취소 소식이 이어지고 있지만 주최 측인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는 여전히 행사 강행 의지를 고수하고 있다.

LG전자는 5일 “최근 신종 코로나가 확산해 고객과 임직원의 안전을 우선시해 MWC 2020 전시 참가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시 자체를 취소한 것은 LG전자가 처음이다. 전시 행사 참여가 자칫 신종 코로나 유입 경로로 작용했다간 국내·외에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LG전자에게 MWC 행사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자체적으로 스마트폰 언팩 행사를 개최하는 삼성전자와 달리 MWC에서 전략 제품을 공개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불참으로 인해 신제품 마케팅에 큰 타격이 예상되는 데도 이를 감수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LG전자는 향후 신종 코로나 확산 추이 등을 감안, 안전 여부를 판단해 개별 국가에서 신제품 공개행사를 여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올해 MWC 기자단 운영과 미디어 간담회를 취소하고 전시 부스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KT와 LG유플러스 등도 전시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현지에서 언론과의 CEO간담회 일정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MWC는 관람객이 10만명 이상 모이는 세계 최대 규모 글로벌 전시회로 오는 24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다. 미국의 제재 이후 유럽 시장으로 눈을 돌린 중국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올해 중국에서 오는 기업인·언론인·참관객만 2~3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또 업체 전시에서 관람객이 VR(가상현실) 등 IT기기를 직접 착용하거나 만져보는 특성상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컸다.

전시 취소에 따른 LG전자의 추가 비용 지출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전시회는 이전 전시가 끝나는 시점에 전시장 사용료 등 협의를 마무리한다. 업체가 행사를 임박해 불참할 경우 주최 측은 위약금 성격으로 전시장 사용료의 일부만 돌려주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계약관계가 달라 차이가 있지만 주최 측이 사용료의 절반 이상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시장 사용료 외에도 행사 기간 천정부지로 치솟는 데다 반환이 어려운 임직원 숙소·항공료와 부대비용을 포함하면 수십억원에 이르는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LG전자 측은 손해 규모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비용 부분은 비밀 유지 계약(NDA) 사항이라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 GSMA 측에서도 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해 공감하고 있어 원만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업체 뿐 아니라 중국 스마트폰 및 통신업체 ZTE도 현지 기자간담회 등 미디어 행사를 취소하면서 전반적인 행사 규모 축소가 전망된다. ZTE 측은 여행이나 비자 발급 지연 등의 요인으로 이같이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GSMA는 여전히 행사 개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GSMA는 4일(현지시간) MWC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위생 제품 구비와 주요 구역 세척·소독 방안, 직원 교육, ‘악수 안 하기’ 권고 등 방역 계획을 나열하며 강행할 의지를 내비쳤다.

전시에 참여하는 일부 업체들은 질병 확산 우려에도 위약금과 주최 측과의 관계 악화 등을 고려해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GSMA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업체 사정으로 인한 불참의 경우 주최 측에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해야하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 기업이 아니면서 주요 참가 기업인 LG전자의 불참 결정으로 다른 해외업체 추가 이탈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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