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보드 타다 실종된 중학생, 눈구덩이서 하룻밤 구사일생

국민일보

아빠랑 보드 타다 실종된 중학생, 눈구덩이서 하룻밤 구사일생

입력 2020-02-14 03:00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AFP연합뉴스



일본에서 아버지와 스노보드를 타던 중학생이 실종됐다가 하루를 산속에서 보낸 뒤 스스로 산에서 내려왔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눈에 구덩이를 파서 피신한 중학생에게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15살인 중학생 A군은 지난 11일 아버지(47)와 군마현의 미나카미 스키장 코스 밖에서 스노보드를 탔다가 행방불명됐다. 이날 오전 11시쯤 먼저 내려온 아버지는 A군을 기다렸지만, A군은 끝내 내려오지 않았다. A군의 휴대전화도, 무전기도 불통이었다.

아버지는 이날 오후 경찰에 “산에서 스노보드를 탔는데, 아들이 내려 오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경찰과 소방관이 출동해 저녁 늦게까지 수색했지만 A군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큰일이 났다는 어른들의 예감을 깨고 A군은 실종 이튿날인 12일 오후 하산 도중 발견됐다. 큰 부상도 없었다.

A군이 멀쩡히 살아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눈구덩이 덕분이었다. 그는 눈을 파서 설동(snowhole)을 만들었고, 그 안을 대피처로 삼았다고 했다. 이는 전문 산악인들이 산에서 하룻밤을 지새울 때 활용하는 이른바 설동비바크(독일어 biwak)였다. 설동비박으로도 불린다.

경찰과 소방관은 12일 오전7시 수색을 재개했고, A군의 스노보드 판을 찾아 발자국 등을 좇았다. 이런 과정에서 A군을 만났다.

일본 전문 산악인인 노구치 켄은 13일 트위터에 A군이 설동에서 몸을 피해 구조를 기다린 행동을 칭찬했다. 그는 “당황했겠지만, 순간의 판단으로 설동을 파고 있었기에 동사를 막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스키장 코스 밖에서 스노보드를 탄 행동에 대해서는 “아버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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