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내 집에서 1년 넘게 맞았다” 시각장애 엄마의 청원

국민일보

“아들이 내 집에서 1년 넘게 맞았다” 시각장애 엄마의 청원

방문 교사의 폭행 주장

입력 2020-02-14 00:10
방문교사가 A씨 아들을 폭행하는 장면. MBC 실화탐사대

자신의 자녀가 방문교사에게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네티즌의 관심을 끌고 있다.

A씨는 최근 청원에서 자신을 “두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엄마”라고 소개한 뒤 자신의 자녀를 폭행한 방문 교사에게 강력한 처벌이 가해지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 청원은 13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되며 화제가 됐다.

시각장애를 앓고 있는 A씨는 “2018년 여름쯤부터 11세 아들 몸에 멍이 들어있다는 이야기를 주변 사람에게 들었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아들에게 멍 자국에 대해 수차례 물어봤지만, ‘넘어졌다’ ‘친구와 장난치다 부딪혔다’는 대답만 들었다”면서 “빛 하나 보이지 않는 저는 멍 자국이 얼마나 심한지, 얼마나 자주 들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꿈에도 생각 못 한 일이 벌어졌다. 알고 보니 멍은 복지관에서 소개받은 방문교사 때문에 들었던 것”이라며 믿었던 교사의 민낯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A씨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시각장애인인 그는 "눈이 보이는 다른 가족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A씨에 따르면 방문 교사는 자신이 서울의 유명 대학에서 아동 복지학을 전공했고, 각종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가라고 말했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복지관을 통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교사의 말에 A씨는 감동했다고 한다. A씨는 2017년부터 약 3년간 해당 교사에게 자신의 둘째 아들을 맡겼다.

그러나 A씨는 지난해 12월 첫째 딸로부터 이상한 말을 들었다. 딸이 “‘퍽퍽’ 때리는 소리와 남동생이 ‘아아’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한 것이다. 당시 A씨 아들은 방에서 방문 교사와 수업 중이었다.

A씨는 “그러고 보니 이 선생님의 이상한 점이 느껴졌다”면서 “처음에는 거실에서 수업을 했는데 1년쯤 전부터 아이의 집중력을 위해 방안에서 문을 닫고 공부했다”고 말했다. 또 “가끔 선생님의 언성이 방문을 뚫고 나오는 날도 있었는데, 물어보면 ‘그저 숙제를 안 해서 좀 혼낸 것뿐이라고 했었다”고 전했다.

A씨는 불안한 마음을 떨치지 못한 채 지난해 12월 23일 아들의 방에 CCTV를 설치했다고 한다. 시각장애인인 터라 어머니와 동생의 도움을 받아 설치할 수 있었다. 어렵게 설치한 CCTV 속 상황은 생각보다 충격적이었다. A씨는 “그날 아들은 30여분 수업 동안 30여 차례나 맞고 있었다”고 했다.

A씨는 “방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 오랜 시간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에 억장이 무너졌다”면서 “더 답답한 것은 모든 사실을 알고도 아이의 상처를 눈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왜 그렇게까지 내 아이를 때렸는지 궁금했다. 방문 교사는 ‘내 아이 같아서’ ‘애정이 과해서’ 때렸다고 한다”며 “교사의 그런 말들이 더욱 더 우리 가족을 괴롭힌다”고 덧붙였다.

A씨는 “현재 방문교사가 CCTV에 찍힌 날짜에만 폭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교사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됐는데, 벌금형으로 끝날 수 있다는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도 들었다. 정말 하늘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A씨는 “목 졸림과 구타를 당했던 아이는 엄마가 힘들어 할까 봐, 속상해할까 봐 이야기 하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엄마가 시각장애인이라 이런 폭행을 당한 것 같아 아이에게 너무나도 미안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교사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 변명으로 일관하는 그 교사가 죗값을 받을 수 있도록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게 도와달라”며 “벌금형으로 끝나지 않고 처벌도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교사 자격 박탈 등의 조치도 취해달라”고 강조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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