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변호사’ 조롱받던 美법무 “트럼프 트윗 때문에 일 못해”

국민일보

‘트럼프 변호사’ 조롱받던 美법무 “트럼프 트윗 때문에 일 못해”

입력 2020-02-14 14:24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대통령의 트윗 때문에 일을 못하겠다”고 발언해 주목을 받고 있다. 반대 진영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라는 조롱을 당할 정도로 ‘친(親) 트럼프’ 행보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바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미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법무부 형사사건에 대한 (대통령의) 트윗을 멈춰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끊임없이 배경 논평으로 내 일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바 장관이 언급한 ‘법무부 형사사건’이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참모로 활동한 로저 스톤의 재판에 관한 것이다. 스톤은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와 공모·결탁했다는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 조사과정에서 위증, 조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스톤에게 검찰이 7~9년을 구형하자 “매우 끔찍하고 불공평하다”는 트윗을 썼다. 이후 법무부가 법원에 구형량을 낮춰달라는 서류를 보내며 개입했다. 이에 해당 사건의 담당 검사 4명이 모두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법무부가 사법 독립성을 침해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CNN은 “스톤 사건은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서 행동하고 있으며 중립적인 사법 운영을 보장하는 데는 나서지 않는다는 또 다른 증거”라고 비판했다.

바 장관의 발언은 사법 독립성이 흔들린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나는 그 누구로부터도 영향을 받지도, 괴롭힘을 당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자신이 말하는 누군가는 “의회, 신문, 또는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생각하기에 옳은 것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법무부 업무에 관여하고 있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나에게 단 한 번도 특정 형사 사건에 개입하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은 스톤 재판에 대한 법무부의 개입을 직권 남용으로 보고 바 장관을 다음 달 청문회에 세우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바 법무장관은 법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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