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와 박사장 부부 때문에? ‘기생충’ 비행기서 왜 못 볼까

국민일보

반지하와 박사장 부부 때문에? ‘기생충’ 비행기서 왜 못 볼까

입력 2020-02-15 15:18 수정 2020-02-15 15:29
영화 '기생충' 스틸컷

“영화 ‘기생충’을 못 보는 곳이 있다고? 아카데미 4관왕인데?”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전 세계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단 한 곳, 우리 국적 항공사 비행기 내에서는 이 영화를 볼 수 없게 됐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 현재 60여편의 영화가 제공되는데, 연내 400여편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새로 업데이트되는 영화 콘텐츠를 기존 월평균 18편에서 40여편까지 늘리고 3월부터 인도 영화도 새롭게 선보인다. 이달 한국 고전 영화도 신규 서비스한다. 비행기 내 영화 리스트를 새단장하는 과정이다.

영화 '기생충' 스틸컷

그러나 최근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며 국가대표 영화로 우뚝 선 ‘기생충’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한항공 기내 상영 영화 선정 기준에 따르면 상영 목록에서 제외되는 영화는 ▲여객기 사고 장면 등 승객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는 영화 ▲특정 국가·민족을 비하하는 내용이나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을 다룬 영화 ▲정치·사회적 논란이 될 수 있는 소재를 다룬 영화 등이다.

‘기생충’의 경우 빈부 격차 등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을 다룬 영화라는 이유로 상영 목록에서 빠졌다. 영화인들 사이에서 ‘기생충’은 양극화와 빈부 격차 현상을 블랙 코미디 방식으로 전달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일부 외신은 영화 속 주요 배경이었던 ‘한국의 반지하’를 조명하는 기사까지 쏟아냈다. 평단의 찬사를 받았던 영화 속 장점들이 기내 상영 불가 판정을 받게 된 이유가 된 것이다.

이같은 결정을 내린 건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기생충’이 지난해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당시 이미 내부적으로 기내 상영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내 영상 담당팀에서 선정적인 장면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제외했다. 영화 속 박사장(이선균)과 그의 아내 연교(조여정)가 등장하는 장면의 수위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기내에서는 연령 통제가 안 되기 때문에 주로 전체 관람가나 12, 15세 관람가 영화를 선정해 상영하고 있다”며 “15세 관람가여도 혐오·공포감·불쾌감을 줄 수 있는 영화는 제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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