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했습니다” “꼭 다시 놀러와요” 우한 교민 퇴소하던 날

국민일보

“감사했습니다” “꼭 다시 놀러와요” 우한 교민 퇴소하던 날

입력 2020-02-15 18:29
연합뉴스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써 주셨어요. 항상 마음에 간직하겠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꼭 다시 놀러오세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 366명이 2주 동안의 격리 생활을 마치고 15일 집으로 돌아갔다.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머물던 193명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지낸 173명이다.

교민들이 일상에 복귀하던 날 풍경은 뭉클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정부합동지원단이 준비한 버스 20대에 나눠 탄 채 각자의 체류지로 향했다. 경찰인재개발원을 빠져나온 버스 중 5대는 KTX 천안아산역에 정차했고, 여기에서 내린 교민들은 열차를 타기 위해 이동했다. 한 어린이는 버스에서 ‘폴짝’ 뛰어내리더니 “와~”하는 탄성과 함께 해방감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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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 조모(53)씨는 “회사일 때문에 우한에 체류했는데 상황이 점점 악화해 우려가 컸다”며 “격리 생활이 혼자와의 싸움이라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잘 이겨낸 것 같다”는 소회를 전했다. 또 다른 교민 역시 “시설에서 매일 음식을 넣어주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써줘서 감사하다. 항상 마음에 간직하고 살겠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떠난 버스 1대도 오전 11시쯤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우한으로 유학을 떠났던 박모(19)군은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건 가족과 함께 영화도 보고 밥도 먹는 것”이라며 “시설 안에서 혼자 밥 먹으며 많이 외로웠다. 제일 먹고 싶은 건 김치찌개”라고 말했다. 이어 “낯선 외부인이 들어왔는데도 따뜻하게 대해 준 정부 관계자와 진천 주민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교민들을 태운 버스는 수원 버스터미널에도 섰다. 수원에 거주한다는 40대 남성은 “살면서 격리를 처음 경험해봤는데 책도 넣어주고 TV와 인터넷도 쓸 수 있게 해줘서 지루하거나 괴롭지 않았다”면서 “격리 기간 내내 음식을 너무 많이 챙겨줘서 밖에 나와 먹고 싶은 음식이 없다”며 웃었다.

이날 정차 장소 주변에는 교민들을 간절히 기다리던 가족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우한 출장을 떠났다가 격리된 남편을 마중 나온 아내는 “매일 전화로 안부를 물었는데,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라며 안도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딸을 마주한 아버지 역시 “그동안 조마조마했다.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니 정말 좋다”며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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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돌아가는 교민들을 바라본 진천·음성 주민들의 소회 역시 남달랐다. 이날 오전 8시쯤 인재개발원 앞에는 퇴소 두 시간 전부터 주민들이 모여들었다. 현장 감시단 컨테이너 건물 한쪽 벽에 설치된 게시판은 교민들에게 보내는 응원 포스트잇 100여개로 가득 찼다.

여기에는 “‘생거진천’의 밝고 건강한 기를 듬뿍 담아 가시길” “무사히 퇴소하심을 축하드리며 교민 여러분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등의 문구가 담겨있었다.

퇴소 시각이 30분 앞으로 다가오자 개발원 진입로에는 한자리에 모인 500여명의 주민들로 붐볐다. 이곳 역시 “건강하고 밝은 일상으로 복귀하시길 기원합니다” “건강하게 퇴소하심을 축하드립니다” “가족과 함께 ‘생생덕산’에 꼭 놀러 오세요” 등 교민들의 무사 퇴소를 축하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 10여개가 걸렸다.

음성군민들은 “교민 여러분 꽃길만 걸으세요” “건강한 퇴소를 축하드립니다”라는 글귀의 손팻말 50여개를 직접 들었다. 주민들의 환송을 본 교민들 역시 버스 창문 밖으로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이날 366명의 퇴소 이후 나머지 334명도 16일 격리를 끝낸다. 정부는 퇴소 교민들에 대한 추적 조사를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거주지가 마땅히 없는 퇴소자들에 대한 재정지원 역시 별도로 하지 않는다. 두 곳의 인재개발원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다음 주부터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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