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바이러스연구소 “0번째 환자가 여기에서? 사실 아니다”

국민일보

우한바이러스연구소 “0번째 환자가 여기에서? 사실 아니다”

코로나19 발원지 의혹

입력 2020-02-17 14:56 수정 2020-02-17 15:12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코로나19 환자를 돌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연구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라는 의혹을 반박했다.

연구소는 16일 사이트에 성명을 올려 “최근 인터넷에 우리 연구소 졸업생(대학원생) 황옌링(黃燕鈴)이 ‘0번째 환자(비공식적인 최초 감염자)’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해당 연구소의 2012학번 대학원생 황씨가 코로나19 0번 환자라는 내용의 글이 온라인에 퍼지며 불안감이 확산됐다. 황씨가 코로나19의 0번째 환자였고, 그가 사망하면서 장의사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켜 코로나19가 확산됐다는 주장이다.

연구소는 “확인 결과, 황씨는 2015년 우리 연구소에서 (근무하면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며 “졸업 이후 다른 성(省)에서 근무하고 있고, 우한에 돌아온 적 없으며 코로나19에 걸린 적도 없고, 현재 건강하다”고 전했다. “관련 소문은 연구소 업무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면서 법적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황씨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쓰촨성 청두 소재 마이커생화학 유한공사 측 역시 “우리 회사 직원 황씨는 현재 건강이 양호하고 코로나19에 감염된 적 없으며 정상 출근하고 있다”면서 “그의 정보는 무단 도용됐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화난이공대 소속 연구원인 보타오 샤오와 레이 샤오는 최근 정보 공유 사이트 ‘리서치 게이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가능한 기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게재했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가 우한질병통제센터(WHCDC)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우한 화난수산시장 인근에 위치한 WHCDC 측이 연구 목적으로 후베이성과 저장성에서 박쥐 600여 마리 등 동무들을 포획했고, 실험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외부로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 과정에서 연구원이 박쥐로부터 공격을 받거나 배설물에 노출되는 일도 발생했다”며 “(연구원들이) 박쥐들이 자신에게 오줌을 싼 후 총 28일간 자가 격리조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바이러스가 (연구소에서) 유출돼 일부가 초기 환자들을 오염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향후 연구에서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 내용은 한국에서도 언급됐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신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주장은 심각하게 받아들일 만한 게 아니다”며 “논문 원문을 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먼저 보신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거의 쓰레기 수준의 논문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논문을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논문이 이미 철회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게시했던 홈페이지에서는 이미 삭제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실제 해당 논문은 현재 리서치게이트에서 검색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감염자 조사 결과 우한 화난수산시장에서 코로나19가 나온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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