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스크 싹쓸이’에 전세계 공급망 타격

국민일보

중국 ‘마스크 싹쓸이’에 전세계 공급망 타격

입력 2020-02-17 14:58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자국의 마스크 수출은 줄이고, 타국에서는 적극 수입하면서 전 세계 마스크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현지시간)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세계 마스크 공급망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세계 마스크 생산의 절반 이상을 점유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중국 내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출을 줄이고, 수입은 늘리면서 마스크를 중국에 의존해온 세계 각국에서 마스크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50억개의 마스크를 생산한 중국은 세계 각국에 마스크 수입을 늘리고 있다. 현지언론들은 중국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국가로부터 3개월간의 생산량과 맞먹는 ‘대량 주문’을 했다고 전했다. 베트남 등 아시아 제조업체들은 중국이 마스크 생산용 원료와 장비 수출을 중단해 생산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마스크 제조업체 프레스티지 아메리텍의 공동 설립자 겸 부사장인 마이크 보웬은 “중국의 세계 마스크 시장 점유율이 높은 것이 다른 나라에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몇 년 전부터 예측했다”며 “중국의 마스크 가격이 너무 낮아 전 세계 마스크 업체가 문을 닫았지만, 사람들은 중국에서 대유행병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마스크를 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에는 현재 마스크 재료와 장비를 공급하는 50개 업체와 140개 이상의 의료보호 장비 제조업체가 있다. 중국의 마스크 공급·관리를 전담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관계자는 마스크 공장이 76% 가동률로 운영되면서, 하루 약 1520만개의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의 하루 마스크 수요는 5000만~6000만개로 추산돼 마스크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SCMP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도 여전히 마스크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특히 의료용 N95 마스크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의료용 N95 마스크는 더 정교한 기술과 재료가 필요해 하루 20만개만 만들 수 있다. 공식 수치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몇 주간 중국 생산량을 수요가 계속해서 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중국 많은 도시들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의무화되고 있다. SCMP는 마스크 부족으로 중국 정부가 준전시 상태의 배급제를 채택해 수입을 대폭 늘리고, 국내 일부 기업에는 직원을 위해 자체 생산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아이폰 조립업체인 팍스콘은 직원들을 위한 마스크 생산을 시작, 이달 말까지 하루 200만개를 생산할 계획이다. 마스크와 무관한 기업까지 마스크를 생산하는 것이다. 의류업체, 자동차업체 등도 마스크 생산에 가담하기 시작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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