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매체 “일본은 늘 자기 일처럼 중국을 도와준다” 또 부각

국민일보

中 매체 “일본은 늘 자기 일처럼 중국을 도와준다” 또 부각

자민당 모금활동, ‘90도 인사’ 모금하는 소녀, 캐논의 의료장비 기부 등 부각

입력 2020-02-17 16:14
일본에서 행인들에게 90도로 인사하며 중국의 '코로나19 퇴치 지원' 모금활동을 하는 14세 일본 여학생 모습.웨이보 캡처

중국 관영매체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일본 정계와 기업,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장문의 기사를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이달 초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일본의 지지, 가슴깊이 새기겠다”고 말한데 이어 유독 일본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배경이 관심을 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7일 “일본은 최선을 다해 중국의 코로나19 퇴치를 돕고 있다”, “일본은 늘 자신의 일처럼 중국을 돕는다”는 제목을 달아 일본 각계가 중국을 돕는 사례를 일일이 거론하는 보도를 했다.

신문은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중국의 바이러스 퇴치전을 적극 지지한다”고 표명한 데 이어 집권 자민당의 모금, 일본 기업의 마스크와 대형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 기증, 90도 인사하며 모금활동을 한 14세 소녀 등 민관의 도움과 지지에 대해 중국 정부와 민중은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쿵쉬안유 주일 중국대사는 최근 도쿄에서 ‘코로나19 퇴치 지원’ 모금운동을 벌인 14세 여학생 샤오 메이에게 ‘相知无遠近 万里尙爲鄰’(서로 알면 만리를 떨어져 있어도 이웃이 된다)라는 고시의 구절을 적은 ‘중국세계유산영상지’를 선물했다.

샤오 메이는 도쿄 대보름 축제 때 중국을 돕기 위한 모금 부스를 친구들과 함께 만들었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금통을 들고 사람들에게 90도로 숙이며 모금을 하는 영상이 중국에 전해져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 96세의 무라야마 전 총리는 자신이 직접 쓴 ‘武漢加油’(우한 힘내라)는 팻말을 손에 들고 중국인들에게 힘을 내라는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일본의 집권 자민당은 최근 당 소속 의원들의 3월 경비에서 일괄적으로 1인당 5000엔(5만3800원)씩 공제해 중국의 코로나19 퇴치활동 기금으로 모았다.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은 “이웃이 곤궁에 처했는데 돕는 것은 당연하다”며 “우리는 환난 때 진정한 정을 알 수 있다고 늘 얘기한다. 모든 힘을 다해 돕겠다”고 했다.

니카이 도시히로는 과거 중·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때 만리장성 기슭에 ‘중일 우호만민우의림’을 심었고. 2003년 사스가 가장 심하게 확산될 때 베이징을 찾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최근 일본의 마쓰야마 발레단은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중국어로 불렀고, 사회자는 “수천년 동안 중국은 일본에 무수히 많은 소중한 경험과 지혜를 전해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 카메라 기업 캐논의 여러 계열사는 300만 위안(약 5억원) 어치의 CT 장비를 우한의 병원에 기부했다.
일본 HSK 사무국이 중국에 보낸 구호물품에 ‘산천이역 풍월동천’(山川异域 風月同天)이란 글귀가 붙어있다.

우한과 자매결연을 맺은 오이타 시는 우한에 마스크 3만 개를 기부했고, 일본 HSK(한어수평고시) 사무국은 여러 경로를 거쳐 마스크 2만 개 등 구호 물품을 후베이성에 보내줬다. HSK 사무국은 포장 박스에 붙인 글귀 ‘산천이역 풍월동천’(山川异域 風月同天·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함께 한다)은 중국에서 유행어가 됐다.

베이징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한 일본인은 춘제(설) 때 일본으로 갔다가 중국에 의료 물품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동경과 야마구치, 구마모토 등을 돌며 ‘마스크 구매’를 했다. 그러나 이미 마스크가 모두 팔려 구할 수 없게 되자 SNS에 도움의 글을 올렸는데 며칠 만에 4만5000개, 15박스가 모였다.

환구시보는 한국의 박원순 서울시장도 최근 “베이징시 정부가 5년 전 메르스로 고통받던 서울에 보내줬던 도움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금 서울이 보은을 할 때”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4일 온라인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러스는 무정하지만 사람은 정이 있다”며 “일본인들의 따듯한 마음에서 우러나는 지지와 동정에 충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많이 본 기사

포토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