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면 25살, 품에서 죽었다” 떠난 딸·아들 추억한 정호근

국민일보

“살아있다면 25살, 품에서 죽었다” 떠난 딸·아들 추억한 정호근

입력 2020-02-22 08:29
KBS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캡처

무속인의 길을 걷고 있는 배우 정호근이 먼저 세상을 떠난 두 자녀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정호근은 21일 방송된 KBS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해 무명 시절 자신에게 첫 주연 무대를 맡겨준 대학 선배를 찾아 나섰다.

그는 이 과정에서 가슴에 묻은 딸과 아들의 기억을 꺼냈다. 정호근은 “큰딸이 살아있었으면 25살이다”며 “태어났을 때 700g이 안 되게 태어났다. 인큐베이터에서 자랐는데 내성이 약했는지 27개월 무렵 폐동맥 고혈압 판정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미국에 의사 선생님을 알아보러 갔었는데 그때 딸이 죽었다”면서 “아이가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옆에서 보지 못했다. 이런 얘기를 하면 눈물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호근은 “아이 다섯명을 낳고 둘을 잃어버렸다. 막내아들은 세상에 나왔을 때부터 건강이 안 좋았다”며 “그 작은 몸을 수술해야 한다고 해서 했는데 피가 안 멎더라. 제 품에서 죽었다. 참 기가 막히는 일을 눈으로 보고 겪었다”고 회상했다.

큰딸을 보낸 뒤 겪었던 어려움을 다시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아내를 찾아 큰딸 보낸 곳으로 갔는데, 삶을 포기하려고 하더라”며 “뱃속에 잇던 7개월 아이의 태동을 느껴서 못 떠났다고 하더라. 오래 살아야 하니까 국수를 먹자고 말하며 칼국수를 먹였다”고 말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날 정호근은 대학 선배 이송과 23년 만의 재회에 성공했다. 그는 “나의 배우적인 소양을 가장 인정해줬던 선배”라며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는 나를 연극 무대에 주연으로 세워준 형”이라고 말했다.

이송은 “옛날의 동생을, 아픈 질곡의 인생을 살아와 이제는 무속인이 된 동생을 어떤 마음으로 만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는 솔직한 소감을 털어놨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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