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이 “정은경 본부장 허탈하지 않을까” 말한 이유

국민일보

文이 “정은경 본부장 허탈하지 않을까” 말한 이유

입력 2020-02-26 15:01
문재인 대통령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일선 책임자로 연일 밤낮을 지새우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언급하며 “체력은 어떠냐”고 안쓰러워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참모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정 본부장을 거론하며 “허탈하지 않을까”라며 “이런 상황이면 맥이 빠지는데 체력은 어떤지… 어쨌든 계속 힘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26일 춘추관에서 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역사회 확산 국면으로 급속히 접어들면서 방역을 총괄하는 정 본부장에 대해 문 대통령이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허탈하지 않을까’라고 한 말은 코로나19가 길이 잡힐 듯하다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라며 “‘맥이 빠진다’는 표현은 일이 잘되다가 안 되면 맥이 풀리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한 달 이상 된 만큼 건강 걱정을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특별히 정 본부장의 체력을 걱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사태가) 한 달 이상 됐다. 건강 걱정을 한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결국 (정 본부장이) 이번 사태로 인해 자기 체력 저하가 없었으면 하는 뜻이고 힘을 냈으면 한다는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하루 평균 1~2시간 정도의 쪽잠으로 현재 상황을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그는 한 달 여 전에 비해 흰머리가 늘고 얼굴도 눈에 띄게 핼쑥해졌다. 지난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정 본부장은 뒷머리를 짧게 깎은 채 나타났는데 “머리 감을 시간도 아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고 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한 달 전 모습(왼쪽)과 최근 모습. 뉴시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정 본부장을 비롯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질본에 특별한 메시지를 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직접 구입한 홍삼액을 질본에 전달한 바 있다. 지난 20일 정 본부장과의 통화에서는 “너무 고생하셔서 그동안 일부러 전화를 자제했다”며 “지금까지 이렇게 잘 대응해온 것은 질본 덕”이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야당(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이던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때 정 본부장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질본 예방센터장으로 있던 정 본부장은 질본을 찾은 문 대통령에게 브리핑을 했고, 브리핑을 들은 문 대통령은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면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후 정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차관급의 질병관리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이때 정 본부장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받지 않았나 싶다”며 1급의 실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차관급으로 승진한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덧붙였다.

박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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