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사망하면 ‘재해’ 인정해줄까? 답은 “글쎄”

국민일보

코로나19로 사망하면 ‘재해’ 인정해줄까? 답은 “글쎄”

입력 2020-02-27 07:50 수정 2020-02-27 07:52
26일 오후 코호트 격리된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 요양병원에서 비교적 중증이나 고령 일반 환자들을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숨질 경우 ‘재해 사망’일까 ‘일반 사망’일까.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재해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관련 법이 개정됐으나 생명보험 표준약관이 아직 수정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에서는 사망을 재해 사망과 일반 사망으로 구분해 다르게 보장한다. 상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통상 재해 사망 보험금이 일반 사망 보험금보다 2배 이상 많다. 생명보험 표준약관은 보험에서 보장하는 여러 재해 중 하나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 예방법) 제2조 제2호에서 규정한 감염병’을 규정하고 있다.

지난 1월 개정 시행된 해당 조항을 보면 코로나19도 포괄하는 신종감염병증후군에 들어가 있다. 즉 코로나19로 인해 숨지면 생명보험에서 재해 사망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조항이 실제로 인정될지는 미지수다.

감염병 예방법 제2조는 정의 조항으로, 개정 전 옛 법에서는 감염병을 ‘군’(群)으로 분류했고 개정 후에는 분류체계를 ‘급’(級)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제2조 제2호의 내용도 변경됐는데, 개정 전에는 ‘1군 감염병’을 정의하는 조항으로 ‘마시는 물 또는 식품을 매개로 발생하고 집단 발생의 우려가 커서 발생 또는 유행 즉시 방역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감염병’을 둔다. 그 사례로는 콜레라,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세균성이질,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A형간염 등 6종을 적시했다.

개정 후에는 ‘생물테러감염병 또는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 발생의 우려가 커서 발생 또는 유행 즉시 신고해야 하고, 음압격리와 같은 높은 수준의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을 1급 감염병으로 규정한다. 신종감염병증후군을 비롯한 17종을 그 사례로 들었다. 개정 전 1군 감염병에 해당하는 감염병을 새 법에서는 제2조 제3호의 ‘2급 감염병’으로 재분류했다.

따라서 감염병 예방법이 개정·시행되기 전에 생명보험에 가입한 고객은 코로나19로 숨지면 ‘일반 사망’으로 간주된다. 가입 당시 표준약관 재해분류표에서 언급한 ‘감염병 예방법 제2조 제2호’는 옛 법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올해 가입한 고객은 애매한 상황이 됐다. 표준약관이 말하는 ‘감염병 예방법 제2조 제2호’를 그대로 해석해 개정된 법률 제2조 제2호를 따르면 재해 사망으로 인정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옛 법 제2조 제2호를 지칭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가능한 상황이다.

즉 지난 1월에 가입한 고객일지라도 표준약관상 재해에 해당하는 감염병은 콜레라,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세균성이질,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A형간염 등 6종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좀 더 타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표준약관 문구를 수정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감염병 예방법 제2조 제2호’의 감염병이 예전의 1군 감염병(현행법에서는 2급 감염병)을 말하는지, 문자 그대로 1급 감염병을 말하는지, 둘 다를 포괄할 것인지 명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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