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목숨 걸고 일하는데 전신보호복 입지 말라니요”

국민일보

“의사들 목숨 걸고 일하는데 전신보호복 입지 말라니요”

복지부 “전신보호복 착탈의 어려워 전문가 합의에 따라 진행한 것”

입력 2020-02-28 00:05
온라인 커뮤니티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환자 검체를 채취하는 의료진의 개인 보호구를 전신보호복에서 가운으로 교체해 논란이 불거졌다. 보건복지부는 “오해가 있다”고 해명했다.

‘의사입니다. 살려주세요’라는 게시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26일 올라왔다. 자신을 의사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받은 공문을 공유했다. 여기에는 최근 보호구 수요량 증가로 시도 차원에서 적절히 조정해 배분하도록 하는 지침이 담겼다. 특히 선별진료소 등 격리공간에서 검체 채취를 할 때 전신보호복이 아닌 가운을 사용해달라는 내용이 문제였다. 공문대로라면 전신을 가리는 보호복(레벨D)을 벗고 가운과 N95 마스크와 고글과 장갑을 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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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검채 채취하는 의사들에게 방호복을 안 주는 게 말이 되느냐. 의사들은 국민이 아닌가”라며 “검채 채취할때 코 안 쪽과 편도를 긁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감염 확률이 가장 높은 의사들에게 고작 비닐 가운이라니”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의사 한 사람이 백 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의사를 총알받이 시키는 것 아닌가”라며 “중국에 마스크 보낼 돈은 있고 의사들 방호복 지원은 해줄 생각이 없나”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의사들도 한 가정의 일원이고 사람”이라며 “의사라고 코로나 바이러스에 안전하지 않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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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보호복 입어도 불안한 상황인데…”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선별진료소·의료기관 등 검역 업무에 투입된 공중보건의·군의관 등에게 가운을 입고 검체를 채취하도록 하는 개인보호구 사용기준을 25일 권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검체를 채취할 때는 레벨D 수준의 전신보호복을 착용해야 하지만 환자 1명을 응대할 때마다 장비를 교체해야 하고 이 때 30분 이상 소요되는 불편함이 있어 이같은 권고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얼굴 부위가 노출돼 있어 전신보호복을 입어도 N95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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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문이 전달되자 의료진 항의가 빗발쳤다. 한 의사는 “검사할 때 코와 목을 긁으면 환자는 기침을 한다. 기침을 의사가 다 맞아야 한다”며 “방호복 입어도 찜찜하지만 그래도 내 직업이니까 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는 “전신보호복을 착용하더라도 감염 위험성이 있는 것을 감수하고 일하는데 이마저도 제공하지 않고 노동력을 착취하는 정부의 태도에 기운이 빠진다”고 썼다.

논란이 확산하자 여준성 보건복지부 정책보좌관은 26일 오후 자신의 SNS에 “오해가 있는 것 같아 설명하겠다”며 “방역대책본부는 대한감염학회 등 ‘범학계대책위원회’와 협의해서 검체채취에 긴팔가운이 가능토록 했는데 지자체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잘못 전달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레벨D는 착탈의가 어려워 착탈의가 쉬운 가운을 입어 보호해도 가능하다는 전문가 합의에 따라 진행했다”며 “긴팔 가운은 일회용 방수성이고 검체채취 후 매번 갈아 입는다. 마스크, 장갑, 가운(1회용) 보안경 4가지를 갖추도록 했다”고 전했다.

“전신보호복→가운 조치는 인권 침해”

중대본 지침과 관련해 의료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모임(의변)은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며 “방역 당국은 의료인에게 방호복, 마스크 등 보호장비를 충분히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26일 전했다.

의변은 “의료진이 감염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수준의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현장에 투입돼야 하는 것은 방역의 기본”이라며 “검체 채취시 전신보호복 대신 차폐가 불가능한 일반 가운을 입고 방역의 최전선에 서게 되면 의료진 감염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방호복과 마스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검체 채취 업무를 맡게 한다면 소명을 다하는 이들의 생명과 신체를 위험에 처하게 해 심각한 인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나아가 의료 공백으로 국민까지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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