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 엑소더스’…코로나 확산에 외인 모두 팀 이탈

국민일보

‘부산 KT 엑소더스’…코로나 확산에 외인 모두 팀 이탈

오리온 사보비치까지 외인 선수 KBL 이탈 가속화 / 리그 판도에도 변수

입력 2020-02-27 20:32
부산 KT 바이런 멀린스(왼쪽)가 지난해 12월 1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골밑슛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공포로 프로농구(KBL) 부산 KT의 두 외국인 선수가 하루 새 모두 팀을 떠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인 선수 ‘엑소더스’가 가속화 돼 리그 판도에도 변수가 생겼다.

KT는 2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원정 경기에 외국인 선수 없이 나섰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불안감으로 전날 앨런 더햄이 팀을 이탈한 데 이어 이날 바이런 멀린스까지 자진탈퇴 의사를 밝혀서다.

서동철 KT 감독은 이들과 면담을 통해 설득에 나섰지만 더햄은 뜻을 굽히지 않고 팀을 이탈했다. 멀린스는 서 감독에 설득돼 27일 오전 팀 훈련에는 참여했지만 훈련이 끝난 지 불과 2시간 뒤 다시 마음을 돌려 탈퇴 의사를 분명히 했다.

KT는 외국인 선수를 1명만 교체할 수 있는 상태라 새 선수가 들어오더라도 남은 시즌은 외국인 선수 1명만으로 치러야 하는 위기 상황이다.

서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과연 이 상황에 한 명이라도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수 있을까 모르겠다”며 “1주일 전만 해도 ‘곧 꺾일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나를 비롯한 모든 선수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KBL은 정부가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한 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날부터 무관중 경기를 치르고 있다. 하지만 확진자가 2000명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난 상황 속에 경기를 치러야 하는 선수단의 걱정도 늘고 있다.

한편 고양 오리온의 외국인 선수 보리스 사보비치도 한국을 떠나기로 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같은날 “사보비치가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다며 귀국하겠다는 뜻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사보비치는 전날 22득점을 기록하고 임한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있냐는 질문이 나오자 “뉴스를 많이 보고 있다. 두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기자회견장을 찾은 기자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쓴 것을 보고 “당신들 거의 모두가 마스크를 쓴 걸 보니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구단과 사보비치는 이날 오전부터 장시간 최종 면담을 가졌다. 사보비치의 의지가 확고해 구단의 설득이 통하지 않았다. 사보비치는 이번 시즌 도중 오리온에 합류했으며 31경기에서 평균 15.3점을 넣고 5.9리바운드를 잡았다. KBL 최초의 유럽 국적(세르비아)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시즌을 마치지 못하고 한국 무대를 떠나게 됐다.

이틀 만에 세 선수가 퇴단하면서 외국인 선수들의 거취가 리그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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