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적어서 죄송” 장애인이 놓고 간 노란봉투

국민일보

[아직 살만한 세상] “적어서 죄송” 장애인이 놓고 간 노란봉투

입력 2020-03-15 13:10 수정 2020-03-15 13:10
13일 오후 4시 30분 부산 강서구 신호파출소 앞. 2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노란 봉투를 들고 나타나 파출소 입구에 놓고 달아나듯 사라졌다. 근무 중인 경찰관이 확인한 결과 봉투 안에는 마스크 11장과 사탕, 그리고 손편지 한 장이 들어있었다. 부산경찰청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는데요. 곳곳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져 따뜻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부산에선 한 지체장애인이 파출소 앞에 익명으로 마스크를 기부했습니다.

그는 마스크를 기부하면서 오히려 기부하는 마스크 수가 적어 죄송하다는 편지를 남겼습니다.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13일 오후 4시30분쯤 부산 강서구의 신호파출소 앞에 2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노란 봉투를 파출소 입구에 놓고 사라졌습니다.

봉투 안에는 마스크 11장과 사탕, 그리고 손편지 한 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익명의 기부자는 자신을 3급 지체장애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손편지에 “회사에서 받은 마스크가 많아서 조금 나누려고 한다. 부디 받아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남겼습니다.

그는 “부자들만 하는 게 기부라고 생각했는데 뉴스를 보니 나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용기를 내게 됐다. 너무 적어서 죄송합니다”라며 오히려 미안해 했습니다.

그러면서 “위험할 때 가장 먼저 와주고 하는 모습이 멋지고 자랑스럽다”며 경찰을 격려하기도 했죠.

평소 한 두장씩 모았는지 마스크는 종류가 제각각이었습니다.

뜻밖의 선물에 경찰관들은 “바쁜 업무로 힘들었는데 화이트데이 최고의 선물을 받은 것 같아 더없이 기쁘다”며 미소지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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