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을 거야” 코로나 블루를 대하는 슬기로운 자세

국민일보

“괜찮을 거야” 코로나 블루를 대하는 슬기로운 자세

네이버 ‘마음상담’ 전문가

입력 2020-03-19 16:08
‘코로나 블루’(Corona Blue·코로나 우울증)가 우리 사회를 서서히 잠식해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활동 제한 등이 장기화되면서 우울과 불안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래픽=이은지 기자

‘코로나 블루’(Corona Blue·코로나 우울증)가 전염병처럼 우리 사회를 서서히 잠식해오고 있다. 코로나 블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와 우울한(blue)의 합성한 신조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사람들이 느끼는 우울과 불안감을 가리킨다. 네이버 상담 플랫폼 ‘지식인 엑스퍼트’의 2월 상담 건수는 전월 대비 87.6%포인트 증가했고, ‘마음상담’ 건수는 4.7배나 늘었다.

네이버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마음상담 분야는 심리상담 전문가 137명이 활동 중이다. 국민일보는 19일 네이버에서 추천받은 한국상담심리학회 상담심리전문가 이경란 상담사와 한국임상심리학회 임상심리전문가 최윤경 상담사에게 코로나 블루에 대처하는 일반적인 방법에 대해 묻고 실제 사례 4건에 대해서는 구체적 조언을 구했다.

두 전문가는 코로나 블루를 예방하고 치유하는 방법으로 “몸은 괜찮으세요”라고 서로 자주 안부를 묻고 자기를 돌볼 것을 권했다. 이 상담사는 “코로나19에 대한 의학적 방역 외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심리적 방역은 서로에 몸과 마음의 상태에 관심을 갖고 격려하고 위로하는 것”이라고 했다.

상담 전문가들은 19일 '코로나 블루'를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해 '마스크 꼭 챙기세요' '별일 없을 거야' 등 기브티콘에 표현된 따듯한 인사를 자주 나누라고 조언했다. 카카오 제공

그는 “과거 우리 모두가 끼니를 제대로 먹기 힘들 만큼 가난했던 시절에 나눈 이웃 간 인사는 ‘밥은 드셨어요’였다. 지금은 우리 주변 사람 대부분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좁아진 활동 반경 등에 우울과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며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나눌 인사는 ‘괜찮냐’고 가족, 친구, 지인에게 묻는 것이다. 이것은 마음의 공간을 넓히기는 과정이다. 물리적으로 좁아진 활동 범위를 심리적으로는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 상담사는 코로나19 상황에 매몰된 자신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주의분산기법’을 추천했다. 그는 “우울과 불안감이 엄습할 때 스스로에게 위안이 되는 말 ‘괜찮을 거야’ ‘이 또한 지나갈 일’이라고 이야기해 보아라”고 했다. 또 “여행이나 새로운 모임 등 코로나19가 다 끝난 뒤 할 즐거운 일에 대한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다”고 했다.

더 적극적으로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상담할 것을 권했다. 그는 “코로나19에 대해 무력감을 느끼고 불안한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것이고 이런 감정을 인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 다음 그 감정은 가까운 누군가에게 말이나 글로 표현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 사례에 대해서도 ‘표현’ ‘배려’ ‘도움’ 등 비슷한 원칙이 적용됐다.

“고3 아들을 둔 엄마다. 아들 눈치 보면서 집에서 밥 차리는 게 답답하고, 아들이 집에서 혼자 공부하기 힘들어하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3 아들을 둔 엄마)
→답답하고 불안한 것은 엄마의 감정이다. 아마 자녀는 입시 일정도 확정 안 되고 공부도 잘 안 되고 더 힘들고 골치 아플 것이다. 엄마는 오히려 자녀가 “공부가 안된다. 답답하다”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렇게 자녀가 표현하면 “그래 엄마도 이렇게 답답한데 너는 오죽하겠니”라며 공감해줘야 한다.

밥 차리는 것도 엄마가 다 할 일이 아니다. 책상 앞에서만 앉아 있는다고 해서 공부가 잘되는 건 아니지 않냐. 오히려 식사 때 엄마 도와서 수저도 놓게 하고 설거지도 하게 기분을 전환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게 낫다. 답답해하며 농구를 하고 싶다고 하거나 게임을 하고 싶다고 한다면 그 기분을 이해해주고 어떤 방법으로 할지 자녀에게 직접 결정하게 해봐라.

“지난달 월급이 평소의 30%에 불과했다. 가장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 앞으로 생활비를 어떻게 충당할지 너무 막막하고 불안하다”(저가항공사 사무직 남성)
→직장 상황이 안 좋아졌다고 해서 섣부른 방법을 시도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사표를 낸다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거나. 사람은 큰 위기감을 느낄 때 합리적인 조건을 따지기보다 감정에 치우친 결정을 하기 쉽다. 그런 선택은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후회하기 쉽다. 그러니 지금은 상황을 신중하게 살펴보면서 진로를 장기적으로 어떻게 택하는 게 좋을지 고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아내와 이런 상황을 공유하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러다 보면 가계 비용을 줄인다든지, 대출을 받는 방법을 찾든지 배우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면 상황을 견디고 훨씬 쉽고 보인 마음의 부담도 적어진다. 아내와 자신의 상황과 감정을 나누면서 함께 위기를 극복하길 권하고 싶다.

“첫째 아이는 어린이집 휴원이라 집에 있고 나는 둘째를 임신 중이다. 남편은 출근한다. 아이들과 함께 종일 집에 있는 게 너무 힘들다”(30대 전업주부 여성)
→얼마나 마음이 힘드실까 싶다. 어린 애도 집에서 돌봐야 하고 배 속에 아이도 있어서 밖으로 돌아다니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런 힘든 마음을 남편과 이야기해 보길 바란다.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토로하는 것만으로도 때로 마음이 시원해지기도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혹시 남편이 회사에 양해를 구해 재택근무를 할 수도 있지 않겠나. 양가 어른에게 도움을 구할 수 있다.

만약 남편이 재택근무를 할 수 없다면 결국 휴원 기간 어린 자녀와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렇다면 이 시간을 아이와 함께 적극적으로 보내는 건 어떨까. 어린이집에 다닐 나이의 아이면 간단한 공놀이에서도 굉장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 낮 자녀와 놀다 보면 아이도 즐겁고 엄마도 거기에서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재택할 수 있는 직장이 아니라 출퇴근 중이다. 그런데 사람을 가급적 안 만나고 항상 마스크를 껴야 하는 이 상황 자체가 너무 우울하다”(40대 직장인 남성)
→자, 생각해보자. 지금 거리에서 마스크를 끼지 않은 사람을 만나기 쉬운가. 마스크는 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다. 이 상황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스트레스 지수를 0~10 범위에 놓고 봤을 때 주관적으로 4~6 범위면 견딜 만 하다.

수험생이 스트레스를 전혀 안 받으면 긴장감이 없어 공부가 안되고 반대로 스트레스 9, 10수준으로 받으면 너무 예민해져서 공부가 안된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평소 받는 스트레스보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스트레스는 스스로 조절해야 할 영역이다. 이 스트레스를 스스로 어떻게 조절할지 적절한 적응법을 계발해야 한다. 친밀한 이들과 솔직하게 대화하며 긴장을 풀 수도 있고 산책을 하면서 몸을 이완시켜줄 수도 있다.

네이버는 코로나19로 인한 우울한 이용자에게 도움이 되도록 지식인 엑스퍼트의 ‘마음상담’(m.kin.naver.com/mobile/expert/home?category=3) 사용권을 무료로 주고 있다. 하나의 아이디 당 최초 1회 3장씩 발급받을 수 있다. 해당 이용권은 4월 15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전문상담가에게 상담을 신청하고 정해진 시간에 온라인 채팅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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