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수록 위험한 이것…대구 20대 사투 중인 ‘사이토카인 폭풍’

국민일보

젊을수록 위험한 이것…대구 20대 사투 중인 ‘사이토카인 폭풍’

입력 2020-03-20 17:30
18일 17세 고교생이 폐렴 증세로 사망한 대구 영남대병원. 연합뉴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환자 1명이 사이토카인 폭풍 증상을 보이는 등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20일 대구시 정례브리핑에서 “지역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26세 환자 1명이 포함돼 있으며 사이토카인 폭풍 증상이 있어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은 바이러스 등에 감염됐을 때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분비돼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사이토카인이 과다 분비되면 정상 세포들의 DNA가 변형되며 2차 감염이 일어난다.

이 증상은 오히려 젊고 건강한 면역력이 높은 사람에게서 발생할 확률이 높다. 면역 반응의 과잉으로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이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1918년 전 세계 5000만명 넘는 사망자를 낸 스페인독감과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지목됐다.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통지병원 호흡기 연구팀은 지난달 ‘중국 결핵 및 호흡기 저널’에 코로나19 환자 29명을 경증, 중증, 심각으로 구분해 혈청을 분석한 결과를 게재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증환자일수록 사이토카인 발현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당초 코로나19는 면역력이 높은 젊은 사람은 안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이 증상을 가진 젊은 환자가 늘어나면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폐렴 징후가 확인돼 영남대병원에 입원했던 고교생 A군(17)이 갑작스레 사망한 것을 두고도 의료계 일각에서는 사이토카인 폭풍을 의심하는 의견이 나왔다. 게다가 사이토카인 폭풍 증상이 나타나면 환자가 이겨내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대처 방법이 없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이토카인 폭풍 현상에 대해 “현재까지 극심한 염증 반응을 완화할만한 뾰족한 약들이 없고 환자가 스스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명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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