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처음이라] 이용우 “일산 집값 불만 이해… 경제 살리겠다”

국민일보

[선거는 처음이라] 이용우 “일산 집값 불만 이해… 경제 살리겠다”

입력 2020-03-23 06:00 수정 2020-03-23 06:00
모든 처음은 처음이라 다르다. 역대 최악 소리를 듣는 20대 국회지만, 그들도 처음 선거운동에 뛰어들었을 땐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 하나로 똘똘 뭉쳤을 것이다. 그랬던 이들이 배지를 달더니 싹 달라졌다. 4·15 총선판에 뛰어든 ‘초보 정치인’들의 초심은 또 어떻게 변할까. 선거는 처음이라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처음을 기록으로 남긴다.

더불어민주당 경기 고양정 후보로 출마한 이용우(56) 후보가 지난 19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마을에서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고양=권현구 기자

파란 유세 점퍼와 파란 마스크, 파란 운동화를 신은 지 한 달. 더불어민주당 경기 고양정 후보로 출마한 이용우(56) 예비후보가 금융업에 몸담은 30년 가까운 세월에 비하면 정말 짧은 시간이다. 그래서 조금은 어색했지만, 그래서 더 눈길이 갔다.

지난 19일 이 후보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마을을 구석구석 누비며 유권자에게 최선을 다해 인사를 건넸다. 동행한 캠프 관계자가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였던 이용우 민주당 후보입니다”라고 소개하면 이 후보는 90도로 거듭 꾸벅 인사하며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유권자들은 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경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상점들에는 손님들도 눈에 띄게 적고, 거리도 한산했다. 하지만 그는 한 곳도 빼놓지 않고 상점에 들어가 툴툴대는 가게 주인들에게 인사를 하고, 지나가는 사람을 기어코 붙잡아 명함을 건넸다. 이 후보가 “코로나 때문에 힘드시지요”하고 말을 걸면 주민들은 “경제가 많이 안 좋다. 잘 좀 해 달라” “응원한다”고 화답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 고양정 후보로 출마한 이용우(56) 후보가 지난 19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마을에서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고양=권현구 기자

지난 1월 초 민주당 일곱 번째 총선 영입 인재로 소개된 이 후보는 카카오뱅크를 출범 2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키고, 1000만 가입자를 돌파한 성공 신화 주인공으로 소개됐다. 그런 이 후보가 요즘에는 지역구민 만나기에 ‘올인’ 중이다. 이 후보는 “코로나19 때문에 적극적인 대면 유세도 어렵고, 가게마다 장사도 잘 안돼 난감한 적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소위 목적이 명확한 비즈니스미팅과 유권자를 만나는 일이 퍽 다르다고 느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정치가 해줘야 할 역할이 그런 거 같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들을 듣고 할 수 있는 것과 해줘야 할 것, 못하면 왜 못하는지 설명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정치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장소에서 매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듣는 게 너무 재미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이 후보도 원래 듣는 것보단 하는 것이 익숙한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자신의 확고한 입장만 있다면, 목표에 도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를 하면서 듣는 법을 터득했다고 한다. 이 후보는 “윗사람이 먼저 말을 하기 시작하면, 아랫사람은 입을 다물게 되더라”며 “다른 이들이 말하는 것들을 일단 끝까지 듣는 게 중요하다. 그제야 아이디어와 해법이 보이더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 고양정에 출마한 이용우 후보가 지난 19일 선거사무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고양=권현구 기자

그는 정치 영역에서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금도 그는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들으려고 노력한다. 이 후보는 “듣는 것이 문제를 풀어가는 출발점이 된다”며 “가령 한 유권자가 A라고 말을 하는데, 잘 들어보면 A를 말하는 게 아니라 저 밑에 있는 C를 하라고 하는 게 보일 때가 있다”며 “말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의미를 읽어 내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일산에서는 단연 부동산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일산은 지난해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기 신도시를 고양시 창릉지역에 발표하면서 부동산 가격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 후보는 “지역구민이 실제 체감하는 현실의 문제”라며 부동산 문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은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후보는 부동산 이슈에 매몰되기보다 ‘앞으로 일산이 뭘 해야 할까’의 차원에서 해당 문제에 접근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후보는 “30년간 누적돼 온 분당·일산 간 격차가 지난해 3기 신도시 발표로 불붙은 것이라고 본다”며 “결국 일산의 문제는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당에는 네이버나 카카오, NC소프트 등 유명 회사들이 많지만, 일산에 떠오르는 회사는 없지 않느냐”며 “이런 회사들이 (일산에) 들어와서 사람들이 오가고, 경제가 살고 이 자체로부터 이른바 자족도시, 스스로 굴러갈 수 있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디 가서 일산 산다고 하면 ‘좋은 동네 사네’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랑스러운 도시가 되면 자연스럽게 부동산 문제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일산이 뭘 해야 할지,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를 주로 유권자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가 국회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규제 혁신이다. 그는 각종 규제가 많은 금융업계에서 일하면서 유독 정부 규제 정책에 느끼는 점이 많았다. 정치에 발을 들인 것도 답답함 때문이었다. 그는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를 하면서 10년 전 만들어진 규제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의 길이 막히는 걸 보고 이런 식으로 가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다. 정치권을 향한 비판도 앞장서 많이 했다”며 “주변에서 비판만 하면 비겁하다, 실제 정치로 들어와서 풀어보라는 이야기를 듣고 정치를 직접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험해본 사람만이 짚을 수 있는 영역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했다.

영입 기자회견 당시 화제가 됐던 100~200억원 상당의 카카오뱅크 52만주 스톡옵션 포기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이 후보는 ‘정말 후회한 적 없느냐’는 질문에 “아직도 주변에선 나를 보면 그 얘기부터 꺼내는데, 정말 후회 안 한다”며 “나는 ‘과제 중심형’ 인간이다. 옛날부터 앞에 문제가 닥치면 이걸 푸는데 포커스를 맞췄지, 다른 것들은 따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의 앞에 놓인 과제는 21대 국회 입성이다.




고양=신재희 기자, 영상=최민석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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