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제3자 입장에서…” 신천지 댓글부대 지령의 의미는?

국민일보

“제발 제3자 입장에서…” 신천지 댓글부대 지령의 의미는?

입력 2020-03-23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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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댓글부대의 지령. 신천지에 우호적인 기사에 제3자인 것처럼 위장해서 댓글을 달아놓으라는 지시가 있다.

“댓글을 올릴 때는 제3자의 입장으로 달아주세요.” “종교색 배제 댓글(제3자 입장의 댓글)을 달아주세요.”

국민일보가 23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댓글 부대는 온라인에서 철저하게 종교색이 없는 제3자의 입장에서 댓글을 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천지 댓글 부대 리더는 최근 “신천지 ‘이만희 귓속말 여성이 2인자? 그 말에 우리도 웃었다’”는 중앙일보 기사에 댓글을 달고 ‘좋아요’를 누를 것을 지시했다. 이 기사는 이만희 교주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신천지 측 입장을 듣는 기사였다.

그리고 댓글을 올릴 때 제3자의 입장에서 달아달라고 신신당부를 해놨다. 실제로 지령에 따라 이 기사에는 자신이 일반인인 것처럼 위장하면서 논점을 흐리는 댓글이 무더기로 달려 있다.

대표적인 예가 “가짜뉴스로 편 가르기 하고 마녀사냥 할 때가 아니라 힘을 합쳐 국가적 재난을 이겨야 한다” 등 신천지 문제가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해결에 에너지를 쏟자는 내용의 댓글이다.

또한 “누가 2인자인지, 무슨 시계인지 안 궁금하다. 제발 이런 기사로 논점을 흐리지 말아달라” “국민을 위한 뉴스보다 신천지 관련 뉴스가 더 주를 이루니 보기 불편하다” 등 언론을 탓하는 댓글이다.

신천지 댓글부대 지령. 매주 활동보고를 취합해 정보통신부에 보고를 해야 한다.

주기수 경인이단상담소장은 “신천지는 정보통신부 주도로 댓글 부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자신들에 우호적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신천지와 상관없는 누리꾼인 것처럼 위장해서 댓글을 달고 있다”면서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마치 제3자인 것처럼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천지 댓글 부대는 네이버, 다음, 페이스북 등에서 매주 '좋아요'를 누른 총 숫자, 댓글을 쓴 총 숫자, 기사를 공유한 총 숫자 등을 꼼꼼히 정리해서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면서 “지금도 신천지 신도들은 인터넷 전쟁에서 승리해서 14만4000을 이루겠다는 헛된 망상에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이단 전문가들은 신천지 댓글 부대가 일반인으로 가장해서 한국교회를 공격하는 댓글을 무더기로 달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은 “2007년부터 온라인상에서 한국교회에 대한 악성 댓글이 넘쳐나기 시작했는데, 제3자인 것처럼 활동했던 신천지 댓글 부대가 대다수였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