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분 만에 마감” 부산 청년들 환호한 그 정책 [인터뷰]

국민일보

“12분 만에 마감” 부산 청년들 환호한 그 정책 [인터뷰]

입력 2020-03-24 00:43 수정 2020-03-24 00:43
연합뉴스. 부산일자리정보망 사이트 캡처

“산소호흡기 정책!!! 부산 청년도, 동네 약국도 이제 숨 돌릴 듯”

최근 부산시에서 내놓은 정책 하나가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바로 ‘청년 공적마스크 배부 약국 지원 사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은 청년들과 1인 약국 양쪽에 모두 큰 타격을 줬다. 아르바이트에 생계가 걸린 청년들은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 알바몬, 알바천국을 아무리 검색해도 마땅한 곳을 찾기 어려웠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질수록 아르바이트 모집글은 줄어들었다. 약사들도 막막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공적 마스크가 약국을 통해 판매되기 시작한 이후에는 몰려드는 손님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 부산시청은 신선한 일자리 정책 하나를 내놓았다. 청년과 약사의 만남. 공통 분모가 하나도 없는 두 집단을 매칭한 것이다.

해당 사업은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약국에서 일할 청년을 모집합니다’ 공고문을 올리자마자 문의전화가 폭주했다. 사업 신청 사이트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12분. 모집이 시작된 지 단 12분 만에 신청이 마감되는 신기록도 세웠다. 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호평을 이어나갔다. 누리꾼들은 “우리 지역에서도 추진해줘라” “똑똑한 정책이다” “누이좋고 매부좋고… 괜찮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도대체 이런 기발한 생각은 누가, 어떻게 하게 된 걸까. 국민일보는 23일 부산시청 관계자와 전화통화를 나눴다. 부산광역시청 청년희망정책과 청년일자리단장 김소영 팀장이었다. 김 팀장은 해당 사업이 코로나19 관련 기부금의 배부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부산시 간부회의를 통해 착안됐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부산시에서 청년 일자리와 관련된 정책 사업을 하는 담당자로 그동안 청년두드림센터(청년 취업 역량 강화, 문화 활동 지원 및 취업 상담 제공), 청년파랑일자리사업(중소기업 청년 인턴 지원 및 사업비 지원), 대학일자리센터(부산시 대학에 진로상담 및 국비·시비 지원) 등을 맡아왔다.

부산 시청 제공

- 청년 공적마스크 배부 약국 지원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원래 예정된 사업은 아니었습니다. 행정안전부에서 예산을 받아서 진행한 것도 아닙니다. 코로나19가 터지고 정말 많은 기부금이 모였어요. 부산에 있는 많은 기업들이 보내주셨는데요. 기부금을 총괄하는 자치분권과에서 이 기부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부서별로 공모를 받았어요. 대부분 마스크 수급과 관련된 정책이 많았어요. 저희도 며칠동안 관련 부서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면서 고민했죠. 아무래도 청년 일자리를 담당하는 부서이다 보니 ‘청년일자리 아르바이트 사업이면 좋겠다’는 데 의견이 모였습니다. 타 부서에서는 ‘노숙인 및 쪽방 주민을 위한 식품세트·방역물품 지원’ ‘건강취약시설 손소독제 지원’ ‘필터 교체형 면마스크 지원’ 등을 진행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부산일자리정보망 사이트 캡처

- 왜 청년일자리 아르바이트 사업인지

“그동안 대한약사회에서 오거돈 부산시장에게 여러차례 인력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특히 1인 약국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고 합니다. 그동안은 공무원이 매일 약국에 나가서 도와드렸는데 많은 고객들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어요. 또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중소 상권이 많이 무너졌어요. 그러다보니 거기서 근무한 청년 아르바이트생들도 일자리를 잃게 됐고요.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많았는데 그 때 이런 공모 제안이 딱 왔죠. 일손이 필요한 약국과 일자리가 필요한 청년들. 이들이 만나면 시너지 효과를 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 신청을 받자마자 12분 만에 사이트가 마비됐는데

“23일 오전 10시부터 부산일자리정보망 온라인 사이트에서 신청을 받았는데요. 선착순이다보니 한꺼번에 사람들이 몰린 것 같습니다. 12분 만에 신청이 마감됐습니다. 관심이 높았던 만큼 문의 전화도 많았고요. 부산에 있는 1인 약국이 약 250곳 정도입니다. 1인 약국에 인력을 배치하다 보니까 그에 맞게끔 지원자 수를 제한했습니다. 규모가 아쉽긴 합니다.”

부산일자리정보망 사이트 캡처

- 자격조건이나 신청 절차는 어떻게 정해졌나

“부산시에 거주하는 만19세~34세 청년은 누구나 온라인으로 신청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일단 300명 정도 신청을 받았고 신청 양식을 바탕으로 나이와 주소를 확인해서 250명을 선착순으로 뽑아 개별 통보할 예정입니다. 가끔 ‘해고된 알바생인지 어떻게 아느냐’고 질문하는 분들이 있는데 시에서 그 부분까지는 확인할 수 없어서 고려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 청년들은 약국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주로 공적마스크 판매와 관련된 일을 할 것 같아요. 신분증 확인을 하고, 마스크를 2매씩 소분하는 작업을 하고, 또 마스크 판매나 홍보물 배부도 합니다. 그리고 마스크가 부족해서 불만을 가진 분들께 규정 등을 안내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출근 시간은 마스크 배부 시간이 약국마다 달라서 약국 사정에 따라 달라질 것 같고요.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하루 3시간씩 주6일, 총 24일간 근무를 합니다. 시급은 부산시 생활임금을 적용해서 1시간에 약 1만186원 정도 제공될 예정입니다.”

- 어떤 효과를 기대하는지

“일단 경제적으로 코로나19 탓에 단기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청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지 않을까요. 또 부산 청년들도 어떤 자부심 같은 걸 갖게 될 것 같습니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 자신이 보탬이 되는 역할을 했다는 그런 자부심? 약국에서는 추가 비용 없이 인력이 보충되다 보니까 이전보다 신속하고 원활하게 업무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그 외에 청년들에게 지원하고 있는 정책이 있다면

“그동안 준비했던 사업 중에 ‘부산청년 파이팅 3종세트’라고 있어요. 부산시에 거주하는 청년 6000명에게 제공하는 건데요. ‘부산청년일하는기쁨카드’는 기업에 재직 중인 청년 1000명에게 100만원씩 복지비를 지원합니다. ‘부산청년디딤돌카드+’는 청년 취업준비생 2000명을 대상으로 300만원 정도의 카드를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그리고 ‘청년월세지원’은 3000명에게 10만원씩 10개월 동안 월세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에요. 1인 가구 청년들이 부산에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게 목적입니다. 원래는 5월부터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일정을 앞당겼습니다. 다음달부터 시행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지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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