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총회장 육체 영생 한다더니 귀도 안 들리고”

국민일보

“이만희 총회장 육체 영생 한다더니 귀도 안 들리고”

올 1월 입교했던 신천지 탈퇴자 증언

입력 2020-03-25 09:41 수정 2020-03-2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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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베드로지파 신도 A씨(43)는 지난 2일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씨가 기자회견을 한다는 소식에 평소 멀리했던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A씨는 확신이 필요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지로 신천지가 거론되면서 신천지에 관한 숱한 의혹이 터져 나온 터였다. A씨는 흔들리는 믿음을 이씨가 잡아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A씨의 바람은 이씨가 등장하면서 깨끗이 사라졌다.

A씨는 24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이씨의 초췌한 모습에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고 했다. A씨 눈에 이씨는 한낱 노인에 불과했다. ‘육체 영생한다는 사람의 모습인가’라는 게 A씨 속마음이었다. A씨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에 이만희 씨 형이 돌아가셨다. 그 소식을 듣고 육체 영생에 의심이 들었다”며 “(신천지인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점점 확산됐는데) 이씨가 무슨 말을 할까 궁금했다. 그런데 그는 잘 듣지도 못했다”고 했다. 이씨도 언젠가 죽는다는 당연한 사실이 그제야 받아들여졌다.

A씨는 곧바로 신천지 관련 정보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동안 왜 신천지 사람들이 인터넷을 하지 말라고 했는지 이해가 됐다고 한다. 그는 “신천지 뿌리부터 찾아봤는데 시작도 이단이더라. 이단에서 배운 걸 짜깁기해서 신천지를 만들었더라”며 “교회도 아니고, 그냥 한마디로 개업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A씨는 “주변 신천지 사람들에게 이 얘길 하니 아무도 답을 안 하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처음에 여기 올 때는 신천지에 대해 들어보기만 한 수준이었지 부정적 인식은 없었다. 그런데 사실을 알고 나니 여기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신천지 교육을 받기 시작해 올 1월 입교한, 신천지에서 말하는 새신자였다. 새신자는 신천지 신도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이자 신천지 내부에서도 가장 관심을 쏟는 단계다. A씨가 탈퇴하겠다고 하자 구역장부터 센터 시절 전도사까지 줄줄이 연락이 왔다. 그만두겠다고 말한 지 2주가 지난 지금도 연락은 계속 오고 있다고 한다.

A씨는 여전히 신천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투 중이다. 현재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광주상담소 임웅기 소장의 도움을 받고 있다. A씨는 “어제도 구역장에게 전화가 왔다. 전도사도 왜 그만두려는지 묻더라”며 “육체 영생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 했다. 제대로 답을 못하더라”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A씨가 나온 구역방(텔레그램방)에는 지금도 10여명의 신도들이 서로를 식구라 부르며 헛된 믿음을 좇고 있다고 한다. 그는 “그냥 버티는 사람도 많을 거다. 하도 세뇌를 받다 보니 다수가 하는 대로 따라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확인도 안 하고 그렇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