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찬했다가 때렸다가’…트럼프 “중국 바이러스로 안 부르겠다”

국민일보

‘중국 칭찬했다가 때렸다가’…트럼프 “중국 바이러스로 안 부르겠다”

입력 2020-03-26 07:28 수정 2020-03-26 10:44
트럼프 “더 이상 용어로 문제 만들지 않겠다”
CNN “트럼프, 최소 12번 시진핑과 중국 칭찬”
코로나 위험 간과하다 미국 확산에 ‘중국 때리기’
폼페이오 “우한 바이러스”…신경전은 계속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이 인터뷰 이후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바이러스(Chinese virus)’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중국 바이러스(Chinese virus)’로 부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 바이러스’ 용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신경전은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에도 ‘우한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쓰면서 “중국 공산당은 실제로 일어난 일을 피하기 위한 허위정보 공작에 관여했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특히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이전인 지난 1∼2월에 최소 12차례나 코로나19에 대응에 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정부의 대처를 칭찬했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그는 매우 힘든 시기에 잘해나가고 있다”고 반복적으로 칭송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간과했다는 증거라고 CNN은 지적했다. 그러다가 미국에서 코로나19의 피해가 증폭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해 비판이 쏟아질 것을 우려해 ‘중국 책임론’을 꺼내들었다고 CNN은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계산에 따라 중국에 대해 ‘이랬다저랬다’ 말을 바꾼 것을 꼬집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백악관에서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를 마친 이후 폭스뉴스 진행자가 ‘왜 오늘은 ‘중국 바이러스’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사람들이 그것(코로나19)이 중국에서 왔다는 것을 안다”면서 “그러나 나는 더 이상 그것으로 인해 큰 문제를 만들어선 안 되겠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것(중국 바이러스로 불렀던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바이러스’로 불렀던 이유가 중국이 미국에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코로나19 바이스를 미군이 퍼뜨렸다고 주장한 데 대한 보복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 군인들을 통해 그 일(코로나19 확산)이 일어났다고 비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우리 군인들이 고의적으로 그랬다고 말했다”면서 “우리 군인들은 그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1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군이 우한에 코로나19를 가져온 것일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하지만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24일 “중국은 코로나19 억지를 위해 매우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그들의 노력과 투명성에 매우 감사하다”는 트위터 글을 올렸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트위터에서 “특히 미국인들을 대표해 시 주석에 고맙다는 뜻을 전한다”고 CNN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전화통화를 했던 2월 7일엔 트위터에 “중국에선 위대한 조치들이 시행 중에 있다”면서 “시 주석은 성공적인 대처가 될 것을 이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에는 “중국이 사태 초기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말해주길 기대했다”면서 중국 은폐설을 들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바이러스’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에는 미국 내 아시아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공격 가능성 우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코로나19를 둘러싼 미·중 간 신경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국무부에서 주요7개국(G7) 외교장관 화상회의를 마친 뒤 “지금은 책임을 물을 때가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라면서도 중국 때리기를 이어갔다. 그는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완전한 투명성이 필요하다”면서 “이는 중국 공산당을 포함해 모든 이들에 의한 완전한 투명성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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