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IOC 위원장, 사퇴 의사 질문에 “NO”

국민일보

바흐 IOC 위원장, 사퇴 의사 질문에 “NO”

55분간 열린 25일 영상 기자회견, A부터 Z까지

입력 2020-03-26 10:42
AP연합뉴스

“예정대로 7월 24일 개막해야 한다고 앞서 주장했다. 조금이라도 후회가 남았나.” “너무 단호한 입장이었던 걸 후회하나.” “선수들이 제기한 우려에 비췄을 때, 더 빨리 연기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았던 걸 후회하지 않나.” “사임을 고려해봤나.”

기자들로부터 질문이 쏟아졌지만 토마스 바흐(66)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의 답변은 무미건조한 “아니다(NO)”였다. 사상 초유의 올림픽 연기 결정을 내리기까지 IOC가 사실상 사태를 무책임하게 방관해온 것이 아니냐는 책임론이었다. 야후스포츠는 25일 전 세계 기자단 약 400명과 바흐 위원장이 주고 받은 질문과 답변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이날 기자단에서는 바흐 위원장을 향해 질문이 쏟아졌다. 왜 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뒤늦게 인정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한 기자는 “(일본 측이)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건가”하고 물으며 “일본 측이 현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도록 설득해야 했나”하고 물었다.

바흐 위원장은 다소 변명에 가까운 답을 내놨다. 각국의 코로나19 관련 조치가 올림픽 개최 예정시기던 7월까지 이어지는 게 없었기에 올림픽도 연기할 이유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몇 주 간 많은 정부 조치가 4월 중순 혹은 5월 초까지로 제한돼 있었다는 걸 잊지 말아달라. 7월까지 계획된 조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 중순에 각종 조치가 거둬들여질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상황 변화를 따랐다. WHO(세계보건기구)의 조언도 따랐다”고 답했다.

일본과 IOC가 대회 연기를 언제부터 고려하기 시작했는지는 현재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 지난 22일까지도 연기 관련한 공식 메시지가 나오지 않았다. 바흐 위원장은 ““최근까지 일본은 대회 정상 개최에 매우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22일 아침에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걸, 특히 아프리카에서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들었다”며 “당일에 올림픽 연기 관련해 IOC 집행위 긴급 화상회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바흐 위원장은 이후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에게 전화해 논의했다. 바흐 위원장에 따르면 모리 위원장은 “연기 등 다른 시나리오 논의를 시작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나서 바흐는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통화에서 대회 연기를 확정했다.

바흐 위원장에 따르면 IOC의 시각 변화는 WHO가 태도를 바꾸면서 급격하게 이뤄졌다. WHO는 이번 사태에서 끝까지 판데믹(범 지구적 유행) 선언을 미루다가 지난 11일이 되어서야 뒤늦게 시행해 비난을 받았다.

바흐 위원장은 연기 결정이 내려지기 전 캐나다가 대회 불참을 통보했던 일에 대해선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결정권은 올림픽 참가 자격을 갖춘 각 선수들에게 있다”며 “그런 결정을 다수결로 정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선수의 권리를 존중한다. 선수가 올림픽 불참을 결정한다면 그건 그의 권리”라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2020년 만료되는 올림픽 후원사 계약에 대해서는 “2021년까지 연장하는 게 논리적인 결론”이라고 덧붙였다.

바흐 위원장은 이번 일을 ‘퍼즐’에 비유하며 연기 결정이 쉽지 않았음을 밝혔다. 바흐 위원장은 “이 일(올림픽 연기 결정)은 거대한 직쏘 퍼즐과 같다”면서 “모든 조각이 맞아야 한다. 하나라도 빠지면 모든 퍼즐이 망가진다”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단과 바흐 위원장의 문답 중 일부다.

문: (일본 측이)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건가? 주말 이전에도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전례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주말 이전에도 미국에서, 유럽 전역에서 사람들이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왜 일요일이 되어서야 (대회를 연기할) 여지를 남긴 건가. 분명 그보다 전에 그들(일본 측)에게 이야기는 해봤을 텐데. 그들이 이걸 심각한 일이라고 받아들이게 하는 데 설득이 필요했나?
답: “지난 몇 주 동안 많은 정부의 많은 조치들이 4월 중순 혹은 5월 초까지로 제한되어 있었다는 걸 잊지 말아줬으면 한다. 7월까지 끌고 간 조치는 없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장 최근 선언은 4월 중순에 각종 제한이 거둬들여질 것이란 말이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러한 상황변화를 따랐다. WHO의 조언도 따랐다.”

문: 들은 정보를 고려했을 때, 그리고 이번 조치를 생각할 때,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나
답: 우리는 WHO가 아니다. 어떤 세계 지도자에게도 각국에 닥친 이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지 조언을 해줄 위치가 아니다.

문: 만약 보건 전문가들이 다음해 여름에도 대회를 여는게 부적절하다고 조언한다면 대회를 추가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 있나
답: 우리는 원칙을 정했다. 우리는 항상 이걸 따르고 있고 앞으로도 따를 거다. 바로 모든 참가자에게 안전한 환경에서만 올림픽을 하길 원하고 또 그렇게 할거라는 점이다.

문: 2021년 여름 이전에 대회를 여는 것도 선택지인가
답: 우리는 대회를 내년 여름 끝 무렵에 하고 싶다는 데 동의했다. 테스크포스팀이 더 큰 그림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름에 한정된 게 아니다. 모든 선택지가 논의 가능하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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