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장비가 없어요, 정말...힘들어요”…울먹인 美 응급실 의사

국민일보

“필요한 장비가 없어요, 정말...힘들어요”…울먹인 美 응급실 의사

입력 2020-03-26 11:47 수정 2020-03-26 17:46
엘름허스트 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콜린 스미스 박사가 코로나19 대응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다 울먹이고 있다. 뉴욕타임스 영상 캡쳐

“환자를 돌볼 장비가 부족해요. 정말...힘들어요.”

뉴욕 퀸스 지역 엘름허스트 병원 응급실에 근무하는 콜린 스미스 박사는 울먹였다.

스미스 박사는 “많은 사람들이 모든 게 괜찮을 거다. 우리는 필요한 게 다 있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필요한 게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미국은 세계 넘버1 국가인데 환자를 돌볼 때 필요한 게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미스 박사는 “아침에 N95 마스크를 쓰면 하루 종일 벗지 않는다”면서 “환자를 볼 때마다 마스크를 교체해야 하지만 마스크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쓴 마스크는 지난주 금요일에도 썼던 것”이라고 마스크 부족 상황이 심각함을 보여줬다.
엘름허스트 병원 병실 모습. 코로나19 환자들이 격리되지 않은 채 같은 공간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 영상 캡쳐

뉴욕타임스(NYT)는 스미스 박사는 72시간동안 엘름허스트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촬영한 동영상을 2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스미스 박사는 영상을 촬영한 이유로 “현재 매우 상황이 좋지 않고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병원 침상에는 코로나19 환자들이 여러명 누워있다. 이들은 별도로 격리되지 않은 채 치료를 받고 있었다.

시체를 실어나르기 위해 냉동차가 병원에 정차하고 있는 모습도 담겼다.

엘름허스트 병원은 다른 병원에서 산소호흡기를 지원받았는데 고작 5대 뿐이었다. 스미스 박사는 “5대 뿐이다. 세상에...”라고 탄식하기도 했다.

엘름허스트 병원이 다른 병원에서 지원받은 산소호흡기. 5대밖에 없어서 환자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뉴욕타임스 영상 캡쳐

뉴욕시 보건당국은 엘름허스트 병원에 산소호흡기가 부족하다는 걸 부인했다. 충분한 장비와 인력을 공급하는 게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했다.

병원은 의료용품과 장비가 부족할 것이라는 공포에 휩싸여 있다.

스미스 박사는 일선에서 환자를 보는 인력들에 의료용품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부터 정부 관료들은 다 괜찮아 질 것이라고 얘기한다”면서 “하지만 내가 보기엔 모든 게 괜찮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엘름허스트 병원 의료진이 마스크를 쓰고 침상에 기대어 잠쉬 쉬고 있다. 뉴욕타임스 영상 캡쳐

엘름허스트 병원은 하루에 200명의 응급환자를 볼 수 있는 여력을 갖췄다. 하지만 현재는 400명 가량의 환자를 보고 있다. 인력뿐만 아니라 의료용품 부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스미스 박사는 코로나19 확산이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의료진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교통사고 환자가 검사 과정에서 코로나19 환자로 확진된 경우도 있었고, 아무 증상이 없는 사람도 엑스레이에서 코로나19가 발견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스미스 박사는 “담배도 안 피우고 젊고 건강한 사람도 아프기 시작한다”면서 “30~50세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람이 코로나19에 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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