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제로 구호활동 위기… 최빈층 생존 위협” 유엔, 지원 나서

국민일보

“이동통제로 구호활동 위기… 최빈층 생존 위협” 유엔, 지원 나서

코로나19, 난민 등 식량·보건 위협… “구호단체도 의료진같은 위험 상황”

입력 2020-03-26 11:50 수정 2020-03-26 16:01
한 유엔난민기구 담당자가 우간다 카와갈리 난민캠프에서 콩고 출신 난민들을 감시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이를 막기 위한 이동통제가 ‘인도주의 위기’를 키운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엔은 사회적 취약계층과 최빈국 긴급 지원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이미 위기에 처한 최빈국과 난민 등의 취약층을 더욱 위기로 몰고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취약층의 바이러스 감염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물론 이동이 제한되면서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난민들에게 식량과 의료품 등을 지원하는 일도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세계 곳곳이 봉쇄되면서 난민과 최빈국 구호 현장에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롤라 카스트로 유엔세계식량계획(WFP) 남아프리카 지역 총괄은 “인근 12개국에선 이미 가뭄 등으로 수백만명이 최근 3년간 식량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앞으로 위기는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얀 이글랜드 노르웨이 난민위원회(NRC) 사무총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의 제약은 중동 지역 30만명의 난민에게 구호물자를 전달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각국 정부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더욱 강력한 대책을 세우지만, 그렇다고 해서 난민들의 상황이 나아지는 건 아니다. 구호단체 역시 의료진과 같은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슈퍼마켓이나 약국이 지금의 위기 속에서도 운영을 할 수 있다면 구호물자도 지원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역시 국경이 통제돼 구호물품 배송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아프리카 대륙 다른 지역에서도 국경 통제가 심해지고 있다. 구호단체들에 따르면 90만명의 로힝야 난민들이 거주하는 방글라데시에서 정부는 구호단체들에게 추가 인력의 입국을 금지하고 난민 캠프 간 이동도 제한하고 있다.

이글랜드는 “봉쇄령이나 자택대기 명령 때문에 시급한 구호활동을 할 수 없다면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식료품 등은 곧 바닥이 난다”면서 “난민들의 생명줄은 끊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유엔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전세계 최빈국과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20억 달러(약 2조462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 인도주의 지원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코로나19는 전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모든 인류가 코로나19와 싸워야 한다”면서 “이번 계획은 전 세계 최빈국들이 코로나19와 싸울 수 있도록 하고, 여성과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수요를 해결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대 2조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추진 중인 것을 거론하면서 “20억 달러는 망망대해에서 한 방울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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