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도움 요청’ 빼놓고…트럼프 “한국, ‘미국 검사 놀랍다’ 말해”

국민일보

‘한국에 도움 요청’ 빼놓고…트럼프 “한국, ‘미국 검사 놀랍다’ 말해”

입력 2020-03-26 11:59
트럼프, 한국 비교하며 ‘자화자찬’ 이어가
트럼프 “미국 언론, 한국 얘기만 좋아해”
한국에 의료장비 지원 요청 사실은 또 언급 안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한 언론 브리핑을 갖고 있다. 사진 왼쪽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오른쪽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날 전화통화를 거론하면서 “그들(한국)은 내게 ‘당신들의 검사 절차는 놀랍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에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했던 사실은 언급하지 않고 자화자찬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언론에서 코로나19 검사의 모범사례로 평가받는 한국과의 비교를 이어가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대처를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애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한 언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방금 통화했다”며 “우리는 다른 많은 것들에 대해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한국)은 검사에 대해 매우 잘해왔다”고 한국을 호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어느 누구보다 단연코 더 많은 검사를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한국)이 8주 동안 한 것보다 지난 8일 동안 더 많이 했다”는 주장을 거듭해 펼쳤다.

그는 또 “어느 누구보다 단연코 더 많은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걸 기억하라”면서 “뉴스와 기자들, 미디어는 항상 한국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이 한국만 조명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실시하는 검사에는 무관심하다는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들(한국)은 내게 전화를 걸어 ‘놀랍다. 당신들의 검사 절차는 놀랍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게다가 우리는 매우 높은 수준의 검사를 갖고 있다”면서 “매우 정확한 검사”라고 자랑했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반복해서 유리한 주장을 펼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당분간 한국과의 비교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대처를 잘하고 있다는 발언을 녹음기처럼 되풀이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한국보다 약 6배나 많은 인구 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코로나19 검사 수만 따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에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문 대통령에게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한 사실은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대부분의 미국 언론들은 청와대 발표를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 사실을 보도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준비가 잘 돼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혹시나 나올 비판을 우려해 한국 지원 사실을 밝히지 않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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