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집에 머물라” 코로나 걸린 신부의 영상편지

국민일보

“제발 집에 머물라” 코로나 걸린 신부의 영상편지

입력 2020-03-26 15:3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에서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그중 이탈리아가 코로나19로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입고 있다. 25일 기준 전국 누적 사망자 수는 7503명, 누적 확진자 수는 7만4386명이다.

사망률 10.1%, 코로나19와 함께 공포가 번졌다. 정부는 이동제한령 위반에 대한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했다.

공포에 휩싸인 사람들에게 한 통의 영상 편지가 큰 위로를 주고 있다.

이탈리아 성 빈센트 데 빠울 본당의 가브리엘 주임 신부는 최근 SNS를 통해 미사 영상 등을 올리고 있다.

가브리엘 신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자신이 코로나19의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리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4일 전 이상 증세가 느껴져 집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가브리엘 신부는 “신체적으로 별다른 증상은 없다. 가끔 열이 난다. 하지만 해열제를 먹으면 열이 내려간다”고 신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면서 “병원에서 증세를 느낀 24시간 안에 접촉한 사람들도 감염됐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감염력이 엄청나다. 정말 말도 안 되는 걸로 감염이 된다”고 경고했다.

신부는 기침을 한 뒤 손바닥을 보이면서 “내 손에 바이러스가 있다. 이 손으로 여러분의 옷이나 어깨나 소매를 건드리거나,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침이 튀어나와 성당 의자와 책상에 묻게 된다”며 “그 뒤에 여러분이 그걸 만지고 그 손으로 얼굴에 손을 갖다 대면 감염되는 거다”라고 말했다.

신부는 “나를 감염시킨 분을 원망하지 않는다”며 “만약 나로 인해 감염된 분들이 있다면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부는 영상 중간쯤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보였다. 그는 신자들에게 제발 집에 머물러 달라며 눈물로 부탁했다.

그는 “여러분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제발, 제발 집 안에 머무르세요. 정부에서 집에 머물러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며 “병원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병에 걸리면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또 의료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의료진의 영웅적인 행동을 기념할 비를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명을 바쳐가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에게 감사드리고 싶다”며 “여러분들이 영웅이다. 이 사태가 끝나면 여러분들을 위한 기념비를 세울 생각이다”라고 했다.

신부는 끝으로 “본당을 폐쇄했다. 오랜 기간 성체를 모시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유튜브를 통해 미사를 거행할 것”이라며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제발 집에서 나오지 마세요. 돌아다니지 마세요. 유튜브에서 만나요”라고 거듭 당부했다.


현재 가브리엘 신부는 교회 SNS을 통해 신자들에게 안부를 전하고 있다. 또 자신의 유튜브 개정을 통해 미사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그는 26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기념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의 마진우 요셉 신부는 가브리엘 신부의 영상에 한국어 자막을 달아 한국의 신자들에게도 영상을 공개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