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통령 “공적 마스크 인당 3~4매 확대” 발언 하루 만에 뒤집은 식약처

국민일보

[단독] 대통령 “공적 마스크 인당 3~4매 확대” 발언 하루 만에 뒤집은 식약처

입력 2020-03-26 18:27 수정 2020-03-26 21:13
식약처 “목표일 뿐 여전히 생산량 수요보다 부족”
靑-부처 간 마스크 수급 ‘엇박자’ 계속 논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적 마스크 판매와 관련해 “매주 1인당 2장 공급하고 있는 것을 조만간 3~4장으로 늘려갈 수 있을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 발언 하루 만에 정작 마스크 수급을 담당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26일 “(대통령 발언은)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정한 것”이라며 “1인당 공적 마스크 판매량을 늘리기에는 여전히 생산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하다”고 말했다. 마스크 수급 문제를 둘러싼 청와대와 정부 부처 간 엇박자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날 문 대통령의 발언은 코로나19 진단 키트 생산업체들과의 간담회에서 진단 키트에 대한 식약처의 발 빠른 승인을 칭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식약처도 이에 호응해 다음 주부터 어린이가 사용할 수 있는 소형 마스크에 대한 공급을 현행 주 2회에서 주 3회로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어린이용 소형 마스크가 아닌 일반 마스크의 공적 마스크 판매량 상향 조정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보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마스크 하루평균 생산량이 1200만~1300만장 선이라 여전히 전체 수요에 비하면 공급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일선 약국이나 하나로마트, 우체국 등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공적 마스크 재고는 전체 생산량의 최대 80%이기 때문에 1000만장 안팎이다. ‘마스크 5부제’ 시행 이후 일부 완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전체 수요에 비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공급량 상향 가능 보고’와 관련해서도 이 관계자는 “주당 공급량을 늘릴 수 있도록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였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논란이 과열되자 식약처는 “수입량, 약국에 남은 재고까지 합치면 1인당 마스크를 3~4장씩 공급하는 게 꼭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정부는 삼성과 협업해 6월까지 해외에서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멜트브로운·MB) 53t 수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MB 53t은 마스크 5300만장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정부는 우선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가 확보한 2.5t 분량을 MB 재고 소진으로 가동 중지 예정이던 마스크 생산업체에 넘겨 마스크 250만장을 추가 생산키로 했다.

정부는 국내 MB 생산에도 속도를 높였다. 애초 5월부터 가동 예정이었던 도레이첨단소재 사업장 내 MB 생산시설을 오는 31일부터 앞당겨 가동키로 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공적 마스크 판매 기준을 상향 조정할 정도로 생산량이 늘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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