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아이돌 딥페이크물’ 텔레그램 회원만 2000명…경찰 수사 착수

국민일보

‘女 아이돌 딥페이크물’ 텔레그램 회원만 2000명…경찰 수사 착수

입력 2020-03-27 09:22 수정 2020-03-27 09:24
MBC 뉴스 화면 캡처.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연예인들의 얼굴과 성인 비디오(AV)의 나체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합성한 일명 ‘성인 딥페이크물’ 전용 텔레그램 비밀방이 다수 운영되고 있는 것을 경찰이 확인해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유명 여성 아이돌 가수를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물이 공유된 방에는 수천 명이 회원이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뉴스1은 텔레그램에서 연예인을 소재로 한 ‘성인 딥페이크물’ 전용방 4개를 확인했다고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가운데 여성 아이돌 가수를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물이 올라와 있는 방에는 최대 2000명이 넘는 회원들이 관련 사진과 동영상을 올려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전용방은 모두 복잡한 가입 주소를 직접 확보, 입력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초대 등으로 유입된 n번방과는 다른 운영방식이다. 이곳에 올라온 사진과 영상들은 사진편집 전용 프로그램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을 본 한 아마추어 사진작가는 뉴스1에 “얼굴 음영이나 그림자 위치 등을 보면 실제처럼 만들기 위해 사진 1장당 최소 수시간 이상 작업이 걸렸을 것”이라고 뉴스1에 말했다.

가장 인원이 많은 채팅방에는 500여개의 성인 딥페이크물이 올라와 있었다. 방 이름엔 ‘Ver.4'가 붙어 방을 없앴다가 만들기를 반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Ver.3'은 지난해 6월부터 약 9개월 간 유지됐다. 텔레그램 특성상 문제의 사진과 영상을 직접 발견해 삭제 요청을 하지 않는 이상 이를 걸러낼 모니터링 수단이 전혀 없다.

딥페이크 사진에 이용된 여성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텔레그램에서 딥페이크물이 유포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됐다”며 “알고도 사실상 손을 놓을 수 밖에 없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강경대응을 언급할 경우 해당 가수가 받게 될 이미지 타격도 문제라 여러모로 골칫거리”라고 덧붙였다.

이는 채팅방의 이동이 잦고 생산자와 유포자를 특정할 수 없이 때문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텔레그램에 불법촬영물을 삭제해달라는 메일을 보내면 2~3일 뒤 해당 사진과 영상이 삭제되지만 게시자 인적사항을 제공해달라는 요청에는 응답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포털사이트에 유포된 불법 딥페이크물을 관리‧삭제하고 있다. 국내 메신저 프로그램은 음란, 도박, 청소년 유해 활동이 확인되면 계정을 정지하고 있다. 그러나 텔레그램은 범죄는 처벌할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딥페이크 유포자나 관람자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다.

실제 2018년 수원지법 안양지원은 여성 아이돌 그룹과 배우의 얼굴을 나체사진과 합성해 100여장, 1.8GB 가량의 파일을 공유한 20대 남성에게 징역 10개월의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1년을 선고했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어린 나이로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초범이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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