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정면 9칸 ‘고창 선운사 만세루’ 보물 지정”

국민일보

문화재청 “정면 9칸 ‘고창 선운사 만세루’ 보물 지정”

입력 2020-03-27 10:49

조선 후기 대형 사찰 건축물인 고창 선운사 만세루(萬歲樓)가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전북유형문화재인 ‘선운사 만세루’의 이름을 ‘고창 선운사 만세루’로 변경하고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만세루는 천왕문과 대웅보전 사이에 있는 정면 9칸, 측면 2칸으로 지은 대형 건물이다. 사찰 누각으로는 드문 정면 9칸 형식의 건물이다. 보통 사찰 누각은 3칸으로 설계돼 왔다. 5칸이나 7칸만 돼도 거대한 건축물로 평가된다. 만세루 정면 길이는 23.7m이고 측면 길이는 7.8m다. 면적은 185.92㎡다.

1686년 ‘대양루열기’와 1760년 ‘만세루 중수기’에 따르면 만세루 자리에는 본래 1620년에 세운 중층 누각인 대양루가 있었다. 하지만 화재로 불 타 없어지면서 1752년에 만세루로 재건했다. 만세루는 대양루와 달리 단층이다. 책을 엎어놓은 듯한 맞배지붕을 얹었다. 대양루의 정확한 규모는 전해지지 않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누각에는 보통 범종이나 북을 두는데 만세루에는 그런 구조물이 없다”며 “조선 후기에 누각을 예불하는 불전 공간으로 변모시킨 양상이 확인되는 건물”이라고 설명했다.

대들보도 독창적이다. 지붕 하중을 지지하기 위해 세운 구조물인데, 구조적 안정감을 지키고 중앙 공간을 강조한 건축기법으로 평가된다. 가운데 세 칸은 기다란 대들보를 뒀고, 양옆 각 세 칸에는 중앙에 높은 기둥을 올리고 짧은 대들보를 설치했다. 가운데 높은 칸에는 두 갈래로 나뉜 나무를 종보(대들보 위에 놓은 보)로 사용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만세루는 불교 사원 누각 건물이 시대 흐름에 맞춰 적절히 변용된 사례”라며 “자재를 구하기 어려운 건축 환경을 극복하고, 독창성이 있는 건물을 지었다는 점에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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