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만에 美확진자 1만→8만명…확산속도도 세계 1위

국민일보

1주일만에 美확진자 1만→8만명…확산속도도 세계 1위

중국·이탈리아보다도 빨랐다

입력 2020-03-27 11:20 수정 2020-03-27 12:10

미국이 중국과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코로나19 감염국이 됐다. 눈에 띄는 것은 확산 속도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26일 오후 7시50분(현지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8만3836명으로 그간 1위, 2위였던 중국과 이탈리아를 단번에 앞질렀다. 같은 시간 중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8만1782명, 이탈리아는 8만589명으로 집계됐다. CNN은 “미국이 전 세계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많은 코로나19 환자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가파른 감염 확산 속도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19일 1만명을 넘긴 뒤 이틀 뒤인 21일 2만명을 돌파했다. 이후 22일 3만명, 23일 4만명, 24일 5만명, 25일 6만명 등 연일 1만여명씩 늘다가 이날 더 가파르게 증가해 8만명 선을 넘어섰다. 1만명에서 8만명대로 증가하는 데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이탈리아보다도 빠른 전파 속도다. 중국은 지난 1월 31일 처음으로 확진자 수 1만명을 넘긴 데 이어 지난 1일 8만명을 넘어섰다. 1만명에서 8만명대로 늘어나는 데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린 것이다. 이탈리아는 지난 10일 확진자 1만명을 넘겼고, 이날 8만명을 돌파했다. 16일로 보름 정도의 시간이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지는 단연 뉴욕주다. 뉴욕주에서는 하룻밤 새 확진자가 약 7000명 가까이 증가하며 3만7528명을 기록했다. 미국 전체 확진자 수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뉴욕주와 가까워 생활권이 상당 부분 겹치는 뉴저지주도 덩달아 확산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뉴저지주의 확진자는 전날 4402명에서 2500명 가까이 늘어난 6876명을 기록했다. 미국 내에서 두 번째로 높다.

미국 내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있는 이유는 일차적으로 검사키트가 보급되면서 진단검사 양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미국의 보건·의료 체계가 코로나19 확산을 조기에 포착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가 중국을 집어삼키는 와중에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가능성을 심각히 여기지 않은 점, 감염 확산 초기에 광범위한 검사를 제공하지 않아 나라 전체를 눈먼 상태로 방치했던 점 등이 미국을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이끌었다고 꼬집었다.

의료 장비 부족은 또 다른 뇌관이다. NYT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한 마스크와 보호 장구조차 극심한 부족 상태다. CNN은 “지옥문이 열렸다. 미국 병원들이 급속히 늘어나는 코로나 환자에 짓눌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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