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32억 가상화폐 주소’는 가짜… 대행소 2천건 거래내역 분석 중

국민일보

조주빈 ‘32억 가상화폐 주소’는 가짜… 대행소 2천건 거래내역 분석 중

입력 2020-03-27 11:34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구속)씨가 유료회원들에게 입장료를 받기 위해 게시했던 가상화폐 지갑주소 3개 중 2개는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인터넷에 떠도는 지갑주소 2개를 게시한 뒤, 실제 자신의 지갑주소는 유료회원과의 1대 1 대화에서만 따로 알려줬다고 한다. 경찰은 가상화폐 거래대행소로부터 2000여건의 거래내역을 확보해 조씨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만 추려내는 분석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27일 “조씨가 유료방 입장료를 받기 위해 게시했던 3개의 가상화폐 지갑주소 중 2개는 조씨가 실제 사용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2개의 지갑주소는 인터넷 검색사이트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가상화폐 지갑주소 이미지를 복사해 올려둔 것이란 설명이다. 이 가짜 지갑주소 중 1개의 거래내역은 32억원에 달한다. 경찰 관계자는 “마치 이것이 조씨의 범죄수익인 것처럼 보도가 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씨가 범행에 실제 사용한 가상화폐 지갑주소는 오로지 유료회원과의 1대 1 대화에서만 공개했다고 한다. 회원들은 조씨의 박사방에 들어가기 위해 20만~15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지불해야 했는데, 금품을 받을 지갑주소를 유료회원 각자에게 비밀스럽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한 가상화폐 거래대행소에서 2019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뤄진 가상화폐 거래내역 전부를 제공받아 조씨와 관련된 거래내역을 선별하는 중이다. 제공받은 거래내역은 2000건이 넘는다. 선별작업을 통해 조씨가 실제 범행에 이용한 지갑주소들을 찾아내고, 조씨의 것으로 특정된 지갑주소에서 이뤄진 거래내역을 다시 파악하는 식이다. 경찰 관계자는 “거래대행소를 통하지 않고 유료회원 지갑에서 조씨 지갑으로 직접 가상화폐를 보낸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씨 범죄수익에 대한 경찰의 추적이 본격화하면서 박사방 유료회원 추적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조씨를 비롯한 박사방 운영진뿐 아니라 성착취물 제작·유포·소지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유료회원들도 공범으로 간주해 엄중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추적 단계라 유료회원이 총 몇명인지, 범죄수익금이 얼마인지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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