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주빈 12개 세부죄목 공개…강간·유사성행위도 포함

국민일보

검찰, 조주빈 12개 세부죄목 공개…강간·유사성행위도 포함

음란물제작·범죄단체조직죄 입증이 관건…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

입력 2020-03-27 16:42 수정 2020-03-29 00:59

‘박사’ 조주빈(25)씨가 현재까지 받고 있는 혐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등 12개다. 이 가운데 처벌 수위가 가장 높은 혐의는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죄다. 검찰은 그에 더해 공범들까지 중형을 선고할 수 있는 범죄단체조직죄의 적용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형법이 정한 법정형만 놓고 보면 조씨와 그 일당들에게 최대 무기징역까지 내려질 수 있는 상황이다.

27일 서울중앙지검은 경찰이 조씨에게 적용해 송치한 구체적인 죄명 12개를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공개했다. 조씨의 혐의 중에서는 아청법상 강간·유사성행위와 살인음모, 아동복지법 위반(음행강요·매개·성희롱 등)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단계에서 보도되지 않았던 혐의다.

그 외에도 조씨는 강제추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강요, 강요미수, 협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가운데 일부 혐의는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의 핵심 혐의는 2018년 12월부터 지난 3월 미성년자 16명을 포함한 피해자 76명에게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유인해 음란 사진·영상 등을 제작한 뒤 이를 배포·판매한 것이다. 이 가운데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죄는 법정형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다. 조씨의 혐의 중 형이 가장 무겁다. 법원이 가해자의 반성 등을 양형에 참작해 감형하지 않는 한 최소 5년 이상의 징역을 받게 된다.

조씨는 피해자들이 스스로 성착취 사진·영상을 찍어 올리게 하는 간접적인 범행방식을 취했지만 음란물제작 혐의 인정에는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판례는 피해자에게 ‘셀프 촬영’을 시킨 경우도 음란물 제작행위로 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동의가 있어도 처벌할 수 있다는 게 대법원 판단이다. 한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셀프 촬영하게 한 범행수법은 오히려 가중처벌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씨는 아청법상 강간·유사성행위 혐의도 받고 있다. 조씨가 ‘박사방’에서 자신에게 적극 동조하는 사람들을 시켜 피해자들을 성폭행하도록 지시한 범행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박사방의 다른 가해자가 미성년 피해자와 특정 장소에서 만나게 해 성폭행한 다음 이를 영상으로 찍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조씨가 직접 성폭행한 것은 아니지만 공범과 전체적인 범행 과정을 지배한 만큼 공동정범으로 의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에게는 살인음모 혐의도 있다. 공범 강모(23)씨가 과거 스토킹했던 여성에게 앙심을 품고 보복을 부탁하자 조씨가 직접 해당 여성의 딸을 해칠 계획을 세운 혐의다. 강씨는 2018년 여성이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협박했다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협박)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2개월을 복역한 뒤 출소했다. 조씨의 범행이 사실로 입증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검찰은 경찰이 송치한 혐의에 더해 범죄단체조직죄의 적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 죄를 적용할 경우 조씨와 그의 범행에 동조한 일당들 모두를 중형에 처할 수 있고, 이들이 가상화폐를 통해 거둔 범죄수익도 효과적으로 몰수·추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지난 24일 검찰에 범죄단체조직죄의 적용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이 송치한 죄목에 구애 받지 않는다”며 “조씨 일당이 범죄단체를 조직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범죄단체조직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조직한 경우 조직 내 지위에 관계없이 조직원 모두를 목적한 범죄의 형량으로 처벌하도록 한다. 예컨대 조씨와 그의 일당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할 목적으로 범죄단체를 조직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모두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게 된다.

이때 관건은 범죄단체조직으로서의 지시·복종과 통솔 체제의 존부 입증이다. 법조계에서는 조씨와 범행에 동조한 사회복무요원 등을 범죄단체조직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씨가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범행에 적극 가담한 사회복무요원 등을 ‘직원’이라고 부른 점이 근거가 될 수 있다. 직원 등이 조씨 지시에 따라 피해자들을 성폭행하거나 자금 운반·세탁, 텔레그램방 운영 등에 적극 가담한 것도 범죄단체조직죄의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성범죄특별수사TF(팀장 유현정 부장검사)는 지난 26일에 이어 이날 이틀째 조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씨는 전날과 같이 변호인 없이 조사에 임했다. 그는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혐의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검찰은 이날 조씨에게 텔레그램 그룹방을 만들게 된 경위 등 범행 사실관계 전반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번 주말에는 별도 소환 조사 없이 수사기록과 법리를 검토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가 많고 수사기록이 방대한 구속사건”이라며 “구속기간 중 계속 소환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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