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넷 통해 학습한 이들이 n번방 ‘박사’ 됐다”

국민일보

“소라넷 통해 학습한 이들이 n번방 ‘박사’ 됐다”

입력 2020-03-30 06:10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찍고 이를 텔레그램에 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 등 일명 ‘n번방’ 사건 용의자들을 엄벌에 처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소라넷’ 폐쇄 과정에서 소수 운영자에게만 가해진 솜방망이 처벌 덕에 살아남은 것이 ‘n번방의 갓갓’, ‘박사방의 박사’ 조주빈 등 이들이 사실상 ‘소라넷의 후예들’이라며 이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않으면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성매매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공동대표이자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활동가인 이하영씨는 최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소라넷이 1999년 만들어진 이후 그 안에선 각종 불법 촬영물이 실시간으로 공유됐는데, 2016년 이 사이트가 폐쇄될 때 처벌받은 건 운영자들뿐이었다”며 “‘해도 괜찮다’고 학습한 이용자들이 텔레그램에 정착해 ‘박사들’이 된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수한 사람들에게 책임이 물어지지 않았고 처벌도 안 됐다”며 “(여기서) 괜찮다고 학습한 사람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퍼졌고, 그중 하나가 텔레그램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씨는 이번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도 소라넷처럼 제대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소라넷 또는 n번방, 박사방이 생겨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씨는 “소라넷 폐쇄에도 처벌받지 않은 이들은 막 가자는 태도로 곳곳에 소라넷 비슷한 커뮤니티를 만들었다”며 “그 연령도 점점 낮아지고 있어 이번 기회에 확실히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라넷’은 캐나다와 호주 등에 서버를 두고 이용자가 직접 나체 사진이나 성행위 사진 및 동영상을 공유한 사이트였다. 폐쇄 전까지 몰카, 리벤지 포르노, 약물 이용 강간 등의 범죄 영상이 제작·공유돼 사회적인 문제가 됐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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