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 아파트 84배 올랐는데 쌀값은 3배…커피는 21배↑

국민일보

은마 아파트 84배 올랐는데 쌀값은 3배…커피는 21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분석…1980년부터 2020년까지 재화·서비스 가격 비교

입력 2020-03-29 16:19


지난 40년 동안 서울 강남의 은마아파트 가격이 84배나 오른 거승로 나타났다. 전셋값은 무려 101배 뛰었다. 반면 쌀값은 3배 정도 오르는데 그치면서 ‘대한민국=부동산 공화국’을 다시한번 실감케 했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9일 ‘국내 주요 재화 및 서비스 가격 추세 분석:1980~2020’ 보고서를 냈다. 지난 40년 도안 국내 물가 관련 공공 데이터와 과거 언론 기사 텍스트를 분석했다.

서울 강남의 은마아파트 가격은 1980년 평당(3.3㎡) 77만원에서 이달 초 현재 6465만원으로 약 84배 뛰었다. 전셋값은 같은 기간 16만1000원에서 1629만원으로 101배 올랐다.

매매가는 약 15년 주기로 급상승 추세를 보였다. 1차 급상승기는 3저(달러·유가·금리) 호황과 주택부족 시기였던 1988~1991년, 2차 급상승기는 저금리 기조와 가계대출 확대가 맞물린 2002~2005년, 3차 급상승기는 정부의 수요 억제 정책에 따른 2018년부터 현재까지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1986년 이후 지난해까지 35년간 약 6배 상승했다. 전셋값은 10.3배 올라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5배, 전셋값은 9.2배 올랐다.

부동산 가격에 비해 쌀과 닭고기 등 대부분의 식재료 가격은 지난 40년간 9배 밑으로 상승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상승률(원화 기준 35.5배)을 고려할 때 실질적인 체감가격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쌀값은 4㎏ 기준으로 1980년 3000원에서 올 초 현재 9500원으로 3.2배 올랐다. 한우 등심(100g) 가격 상승률은 16.8배로 축산물 중 가장 높았다. 닭고기(1㎏) 값은 3.3배 올라 체감 가격이 내려갔다.

서울 지하철 요금은 800원에서 1250원으로 15.6배 올랐다. 택시요금 상승폭(9.5배)보다 더 컸다. 병원 진찰료는 9.9배 상승했다. 연구소는 “공공 서비스 요금은 대체로 1인당 GDP 상승률보다 낮았지만 민간 소비재 가격에 비해서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국립대 등록금도 약 13만원에서 현재 244만원으로 19.1배 상승했다.


국산 중형 자동차 가격은 1980년 389만원(코티나마크5 기준)에서 현재 2390만원(쏘나타)으로 6.1배 올랐다. 반면 컬러 TV 명목가격은 45% 하락했다. 기술 진보와 생산성 증대 등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주류 기호품 중에서는 담배 가격이 300원에서 4500원으로 15배 올랐다. 커피 한잔의 경우, 200원(다방커피)에서 4100원(스타벅스 커피)으로 약 21배 뛰었다.

대표적 외식 메뉴인 짜장면 가격은 1980년 당시 350원이었다. 지금은 5000원으로 14배 상승했으나, 1인당 GDP 상승률(35.5배)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체감 가격은 낮다. 직장인들의 대표 회식 메뉴인 ‘삼겹살에 소주 한잔 가격’은 40년간 49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8.8배 상승했다. 비교적 저렴했던 삼겹살 가격이 2000년대 들어 큰 폭 오른 영향이다. 삼겹살은 9.7배 상승했다.

군대 사병 월급은 육군 병장 기준 4000원에서 54만원으로 139배 올랐다. 당시 월급으로 살 수 있던 초코파이 개수는 39개였으나, 올해는 1352개로 불어났다. 군입대에서 제대까지 받는 총수령액은 11만원에서 856만원으로 78배 증가했다. 공무원 월급은 1990년 이후 30년간 12.4배 올랐다. 2018년 이후 최저임금 급등 등의 영향으로 해당 기간 1인당 GDP 상승률(4.7배)보다 큰 폭 상승했다.

남녀간 데이트 비용도 8.6배나 늘었다. 일례로 1990년에는 데이트 비용(영화관람 및 식사, 커피)이 1만8800원, 지금은 약 6만1200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최저임금은 시간당 690원에서 8590원으로 명목상 12.4배 상승했다. 지난 30년간 국민 1인당 GDP 상승률(원화 기준 7.9배)보다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연구소 정훈 연구위원은 “지난 40년간 주요 소비재의 실질적인 가격이 대부분 하락했음을 계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서 “다만 수치상 평균 값을 기준으로 했기 대문에 최근 심화된 소득 양극화를 고려할 때 저소득층의 체감 물가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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