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스토킹한 제자… 내딸 살해 청부” 37만명 동의한 청원

국민일보

“날 스토킹한 제자… 내딸 살해 청부” 37만명 동의한 청원

입력 2020-03-30 06:54 수정 2020-03-30 08:05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텔레그램에서 성 착취 영상물을 만들어 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사회복무요원출신 강모씨(24)의 청부로 여아 살해 계획까지 세운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네티즌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조주빈에게 살해 청부한 사회복무요원(이하 공익요원)의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청원을 올렸다.

청원을 올린 글쓴이는 자신을 피해 아동의 엄마이자 공익요원의 담임교사였으며 2012년부터 2020년 지금까지 9년째, 강씨로부터 스토킹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하루 만인 30일 오전 7시를 기준으로 현재 37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지난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박사방 회원 중 여아 살해 모의한 공익근무요원 신상공개를 원합니다”라는 제목에 청원이 올라왔다. “박사방의 회원인 동시에 개인정보를 구청에서 빼돌린 공익근무요원이자 조주빈과 저희 아이 살해 모의를 한 피의자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내가 담임을 했던 나의 반 제자”라고 한 청원인은 “평소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잘 못 하던 학생이 자주 상담을 요청해 했었지만 점점 의존하며 집착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거리를 두면서 나를 증오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겉으론 소심하고 성실하고 똑똑한 학생이었지만 SNS나 사이버 세상에선 입에 담지 못할 잔인한 말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이었다”고 한 이 청원인은 “학교에서 도저히 같은 반에 나와 그 학생을 두기 위험하다고 판단해 반을 바꾸기로 권유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퇴했다”고 회상했다.

청원인은 그 뒤로부터 협박이 시작됐다고 했다. “학교에 커터칼을 들고 찾아와 교무실 밖에서 기다리기도 했고 교실 게시판을 칼로 난도질하고 내 사진이 있는 학급 액자의 유리를 깨는 등의 물리적 협박을 해왔다”고 한 청원인은 “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내가 삭제한 메일 주소를 똑같이 만들어 나에게 오는 메일까지 확인했다”고 전했다.

“바뀐 전화번호와 집 주소도 쉽게 알아냈고 나에게 온 메일을 읽고 나인 척 답을 보내기도 했다”고 한 이 청원인은 “문자와 전화, 음성 메시지, 메일 등으로 평생 들어보지도 못한 욕설과 협박을 들으며 시달리다 결국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무시해보고 경찰에 신고도 해봤지만, 미성년자여서 솜방망이 처벌이었다”고 한 청원인은 “개명과 전화번호를 바꿨지만 도망갈 수 없었다”고도 주장했다. “만나 달라고 해서 만나주면 정상적인 대화는 그때뿐, 협박은 끝나지 않았다”고 한 청원인은 “결혼 후 참다못해 고소했고 2018년 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복역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협박은 수감 중에도 계속됐다고 한다. “수감 중 협박 편지를 보냈다”고 한 청원인은 “그가 출소하기 이틀 전 이사를 하고 전화번호와 학교를 바꿨으며 개명은 물론 주민등록번호도 6개월에 걸친 심의를 받고 바꿨다”고 한 청원인은 “그 뒤 5개월, 아파트 우체통에 나의 새 주민번호와 딸아이의 주민번호를 크게 적은 종이를 두고 갔다”고 했다.

“누가 한 명 죽어야 끝나겠구나 절망했다”고 한 이 청원인은 “이후 계속 문자와 메신저로 내 딸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애가 뛰어다닐 정도니까 팔다리 자르면 볼만 하겠네’ ‘오늘 네 딸 진료 보는 날이지’ ‘니 가족 죽이는 건 합법이지? 기대해’ 등 실형을 살고 나와도 달라진 게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 400만원을 주고 조주빈과 살해모의를 했다니. 아이의 이름과 주민번호, 어린이집까지 모두 다 알고 있는데 어떻게 도망갈 수 있을까”라고 반문한 이 청원인은 “출소 하자마자 구청에 복무하게 된 것도 하늘이 무너질 일”이라고 했다.

“개인정보 유출과 협박으로 실형을 살다 온 사람한테 손가락만 움직이면 개인 정보를 빼갈수 있는 자리에 앉게 하다니”라고 한탄한 이 청원인은 “교육청에도 문제가 있다. 교사의 사생활 정보가 왜 모두에게 공개돼야 하냐”고 반문했다.

“민원을 넣어도 현재 검토하는 사안이라는 답변만 얻어 결국 개명 후 학교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고 한 청원인은 “조주빈 뿐 아니라 박사방 회원들의 신상공개를 강력히 원한다”고 강조했다.

“고소 당시 탄원서를 썼다는 이유로 계속 협박했다. 신상공개가 되지 않는다면 국민 청원글을 보고 또 나와 내 아이를 협박할 것이다”라고 한 그는 끝으로 “누군가는 이 세상에 없을 수 있다. 안전한 나라에서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이 지목한 공익요원은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빼돌려 조주빈에게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개인정보 무단조회, 상습협박 등으로 징역 1년 2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출소 후 영통구청 가정복지과에서 재복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또 자신의 담임교사였던 여성의 아이를 살해해달라며 조주빈에게 400만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가 박사방 일당이 사는 아파트 소화전에 돈을 놓아두면 조주빈이 가져가는 방식이었다. 다행히 범행은 계획 단계에서 그쳤지만 경찰은 이들에게 살인음모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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